Chapter 4
4장
며칠 뒤, 궁궐에 새로운 소식이 들려왔다.
주상전하의 후궁이 또 한 명 늘어난 것이다. 그녀의 이름은 바로 최숙빈이었다.
나는 새로운 후궁이 들어왔다는 소식에도 크게 신경 쓰지 않았다.
'뭐, 후궁이 한 명 더 들어온다고 달라질 게 있나?'
시간은 흘러 어느덧 왕자도 제법 자랐다. 왕자가 세자 교육을 받는 모습을 바라보던 나는 무척 뿌듯했다.
'우리 아들이 이렇게 자라다니!'
그러던 어느 날, 중전마마께서 나를 부르셨다.
"장희빈! 너는 어찌하여 요즘 내가 불러도 오지 않는 것이냐?"
중전은 화를 내려고 했지만, 나는 뜻밖의 말을 꺼냈다.
"마마, 혹시 질투하시는 것입니까? 이제 그만 좀 하십시오."
"뭐라고? 네가 감히 나에게 그런 말을 하느냐?"
그때 주상전하께서 계신 것을 발견한 중전은 갑자기 무릎을 꿇었다.전하! 소첩이 잘못했습니다!"
중전은 눈물까지 흘리며 억울한 표정을 지었다.
나는 그 모습을 바라보며 문득 과거가 떠올랐다.
'어? 이 장면… 예전에 나를 괴롭혔던 일진이랑 똑같잖아.'
예전 학교에서 나에게 상처를 주었던 아이. 내 남자친구에게 접근해 결국 사이를 멀어지게 만들었던 그 아이가 생각났다.
'그때는 아무 말도 못 했는데… 지금은 상황이 완전히 다르네.'
나는 속으로 씁쓸하면서도 묘한 기분을 느꼈다.
왕은 나를 더욱 아껴 주셨고, 중전은 점점 입지가 불편해졌다.
나는 왕의 총애를 받는 것이 무척 행복했다.
하지만 궁궐의 권력 다툼은 이제부터 더욱 거세질 참이었다.어느 날, 중전마마가 나를 질투한다는 소문이 주상전하의 귀에까지 들어갔다. 궁궐에는 중전마마를 폐위시킬 것이라는 소문이 퍼지기 시작했다.
나는 그 소식을 듣고 생각했다.
'이번 기회에 내가 중전이 되는 거야. 조금 더 불쌍한 척해야겠어.'
나는 사람들 앞에서 눈물을 흘리며 억울한 표정을 짓는 연습까지 했다.
어느덧 내가 이곳에 떨어진 지도 1년이 조금 넘었다.
처음에는 원래 살던 세상으로 돌아가고 싶었다. 하지만 시간이 흐르면서 점점 달라졌다.
이제는 원래의 내 이름도, 내 생활도 희미해졌다.
나는 더 이상 원래의 나를 생각하지 않았다.
'나는 이제 장옥정이야. 새로운 인생을 사는 거야.'
그렇게 생각하니 너무나 행복했다.
시간이 흐를수록 나는 더욱 아름답고 화려한 모습으로 변해 갔다.
그러던 어느 날, 궁궐에 충격적인 소식이 퍼졌다.인현왕후가 폐위된다는 소문이 사실이 된 것이다.
그리고 주상전하께서는 나를 새로운 중전으로 책봉하겠다고 하셨다.
'내가 중전이 된다고? 인현왕후가 있던 그 자리에 내가 앉는다고?'
나는 기쁨을 감추지 못했다.
중전마마가 궁을 떠나는 날, 나는 마침내 그분과 마주쳤다.
"마마."
중전이 나를 바라보았다.
나는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
"이제 제가 그 자리에 앉게 되네요. 마마, 잘 가세요."
중전은 차가운 눈빛으로 나를 바라보았다.
"뭐라고? 내가 다시 돌아오는 날에도 네가 그렇게 말할 수 있을 것 같으냐?"
중전은 마지막 말을 남기고 궁을 떠났다.
나는 그 말을 대수롭지 않게 여기며 웃었다.그리고 마침내 중궁전으로 들어갔다.
화려한 중전의 한복을 입고, 머리에는 아름다운 장신구를 얹었다. 옷부터 장신구까지 모든 것이 중전의 것이었다.
거울 속에는 내가 꿈꾸던 모습이 있었다.
나는 거울을 바라보며 중얼거렸다.
"나는 진짜 중전이 되었어."
그런데 한 가지 이상한 점이 있었다.
나는 원래 내가 누구였는지 잊어버린 지 이미 오래였다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