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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hapter 11

11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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희연은 마지막 희망마저 놓아야 했다.

의원에게 다시 한번 물어보았지만 대답은 달라지지 않았다.

"마마, 회임이 아니옵니다."

희연은 믿을 수 없다는 듯 고개를 저었다.

"어찌…… 어찌 내가 그럴 수 있단 말이냐. 어찌 내게만 이런 일이 생긴단 말이냐!"

그녀는 또다시 눈물을 흘렸다.

이제 희연에게 남은 유일한 위안은 전하와 함께하는 시간뿐이었다. 그 시간만큼은 가문의 몰락도, 중전 예름에 대한 질투도 잠시 잊을 수 있었다.

그러던 어느 날, 희연의 곁에서 일하던 백 나인과 눈이 마주쳤다.

백 나인은 얼굴이 반듯하고 수려한 외모를 지닌 사람이었다.

두 사람은 잠시 서로를 바라보았다.

그 순간, 두 사람의 마음에 설명하기 어려운 감정이 싹트기 시작했다.

희연은 오상궁에게만 조용히 부탁했다.

"오상궁, 백 나인을 잠시 불러오너라."

그렇게 두 사람은 남몰래 만남을 이어가기 시작했다.

그들의 관계를 아는 사람은 희연과 백 나인, 그리고 오상궁뿐이었다.

이 일이 발각된다면 두 사람 모두 큰 벌을 피할 수 없었다.

그럼에도 희연은 백 나인에게 점점 마음을 열었다. 백 나인 역시 희연을 향한 마음이 깊어졌다.

그러던 어느 날이었다.

희연과 백 나인이 함께 있던 순간, 갑자기 문밖에서 전하의 목소리가 들렸다.

"오늘은 내가 왔다."

두 사람은 화들짝 놀랐다.

"전, 전하!"

백 나인 역시 당황한 얼굴로 고개를 숙였다.

전하는 백 나인을 바라보며 물었다.

"그런데 백 나인은 어찌 이곳에 있느냐?"

희연은 급히 대답했다.

"중전마마께서…… 회임이 잘되지 않는다 하여 몸에 좋은 약재를 가져다주었습니다. 회임에 도움이 되는 약이라 하옵니다."

전하는 잠시 희연을 바라보았다.

"그런가. 알겠다. 이제 나가보거라."

"예, 전하."

백 나인은 서둘러 방을 나섰다.

희연은 얼굴이 붉어진 채 전하를 바라보았다.

그날 밤, 전하는 희연의 처소에서 머물렀다.

하지만 이번에도 희연이 그토록 바라던 소식은 찾아오지 않았다.

꿈속의 여인

그날 밤에도 전하는 꿈을 꾸었다.

꿈속에는 두 여인이 나타났다.

한 여인은 선녀처럼 아름답고 다정한 모습이었다. 바로 중전 예름이었다.

반면 다른 여인은 차갑고 사나운 악녀의 모습으로 나타났다.

그 여인은 희연이었다.

전하는 예름에게 다가가 그녀의 손을 잡았다.

"예름아…… 사랑한다."

그 말을 들은 희연은 꿈속에서조차 질투심에 사로잡혔다.

그러나 전하는 그녀를 바라보지 않았다.

잠에서 깨어난 뒤에도 전하의 입에서는 예름의 이름이 흘러나왔다.

희연은 또다시 눈물을 흘렸다.

그때 전하가 낮은 목소리로 말했다.

"희연은…… 이제 폐해야겠구나."

순간 희연은 온몸이 굳었다.

마치 머리를 한 대 얻어맞은 것 같았다.

그녀는 아무 말도 하지 못했다.

소리를 지르지도 못했다.

그저 눈물만 흘렀다.

'폐위라니…… 나를 폐위하시겠다고?'

희연은 믿고 싶지 않았다.

그토록 전하의 사랑을 원했고, 그토록 중전의 자리를 부러워했는데 이제는 자신의 자리마저 잃게 될지도 몰랐다.

일주일의 이별

다음 날 아침.

전하는 희연에게 말했다.

"나는 이제 백성들의 형편을 살피러 떠나야 한다. 앞으로 일주일 동안은 이곳에 머물 수 없을 것이니 알고 있거라. 중전에게도 이미 전해 두었다."

희연은 전하를 바라보았다.

무언가 묻고 싶었다.

어젯밤의 그 말이 진심이었는지, 정말 자신을 폐위할 생각이신지.

그러나 끝내 입을 열지 못했다.

"……알겠사옵니다, 전하."

희연은 언제나 그랬듯 그 말밖에 할 수 없었다.

전하는 그렇게 처소를 떠났다.

희연은 멀어지는 발소리를 들으며 고개를 숙였다.

그리고 조용히 눈물을 흘렸다.

이번에는 자신이 먼저 전하를 찾아갈 수도 없었다.

그녀에게 남은 시간은 단 일주일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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