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hapter 10
10장
희연에게 남은 마지막 희망
희연은 사실 알고 있었다.
자신이 진정으로 회임할 수 없다는 사실을.
그럼에도 오상궁이 전해 준 작은 희망 하나를 놓을 수 없었다. 혹시라도 이번에는 정말 아이를 품을 수 있지 않을까 하는 기대였다.
그날, 전하가 희연의 처소를 찾아왔다.
오상궁은 서둘러 전하를 맞이했고, 희연은 환한 미소를 지으며 전하 앞에 섰다.
"전하, 소첩의 뱃속에 정말 작은 생명이 찾아온 것 같습니다."
희연은 기쁜 얼굴로 말했다.
전하는 놀란 듯 그녀를 바라보았다.
"정말이냐? 그렇다면 오늘은 네 처소에서 시간을 보내도록 하겠다."
"정말이시옵니까?"
"그러하다."
전하는 모처럼 희연에게 다정하게 대해 주었다. 희연은 그날만큼은 자신이 다시 사랑받는 여인이 된 것 같았다.
그녀는 만족스러웠다.
그렇게 시간이 흘러 어느 날 밤.
전하는 희연의 처소에서 잠들어 있었다.
희연은 곁에서 잠든 전하를 바라보며 조용히 미소 지었다.
하지만 전하는 악몽을 꾸고 있었다.
꿈속에서 전하는 궁 안을 헤매고 있었다. 그에게는 마음을 터놓을 사람이 거의 없었다. 오직 그의 곁을 지켜 주는 존재가 하나 있었다.
바로 반려견 구름이었다.
구름이는 세 살 된 암컷 강아지로, 전하에게는 세상에서 가장 소중한 친구였다.
그런데 꿈속에서는 후궁들이 구름이를 없애려 하고 있었다.
전하는 다급하게 구름이를 찾았지만 아무도 도와주지 않았다.
그 순간 중전 예름이 나타났다.
예름은 구름이를 품에 안아 보호해 주었다.
반면 희연은 그 모습을 외면하고 있었다.
전하는 꿈속에서 구름이를 지키려 애쓰다가 갑자기 잠에서 깨어났다.
"예…… 예름……."
전하의 이마에는 식은땀이 맺혀 있었다.
희연은 처음에는 잘못 들은 줄 알았다.
그러나 전하의 입에서 다시 한번 같은 이름이 흘러나왔다.
"예름……."
희연의 표정이 굳어졌다.
그녀는 아무 말도 하지 못했다.
가슴속에서 서운함과 질투, 분노가 한꺼번에 밀려왔다.
결국 뜨거운 눈물 한 방울이 그녀의 뺨을 타고 흘러내렸다.
'잠결에도…… 중전마마를 찾으시는 것입니까?'
희연은 그날 밤 한숨도 편히 쉬지 못했다.
멀어지는 전하의 마음
다음 날 아침.
전하는 자리에서 일어나 옷을 갖추었다.
"나는 이제 먼저 가봐야겠다."
희연은 전날 밤의 일을 묻고 싶었다.
왜 꿈속에서 예름을 찾으셨는지, 자신과 함께 있으면서도 어찌 중전의 이름을 부르셨는지 알고 싶었다.
그러나 끝내 입을 열지 못했다.
"예…… 전하. 조심히 가시옵소서."
전하는 그렇게 희연의 처소를 떠났다.
희연은 한동안 닫힌 문만 바라보았다.
사실 희연에게 전하와 함께하는 시간은 궁 안에서 유일하게 마음을 놓을 수 있는 순간이었다.
그 시간이 지나면 다시 가문의 몰락과 회임에 대한 걱정, 중전을 향한 질투가 그녀를 괴롭혔다.
그런데 최근 전하는 예름의 처소에 머무는 시간이 많아졌다.
희연은 전하를 기다리는 날이 점점 길어지는 것을 견디기 어려워했다.
며칠 동안 전하를 만나지 못하자 그녀는 심한 스트레스를 받았고, 결국 몸에 열이 나 자리에 누워버렸다.
오상궁은 걱정스러운 얼굴로 희연의 곁을 지켰다.
"마마, 부디 마음을 편히 가지시옵소서. 몸이 상하시겠사옵니다."
그러나 희연은 창밖만 바라보았다.
"오상궁…… 전하께서는 오늘도 오시지 않으시겠지?"
오상궁은 대답하지 못했다.
희연은 이불을 끌어당기며 눈을 감았다.
그녀에게 가장 두려운 것은 전하의 사랑을 잃는 일이었다.
그리고 그 사랑이 이미 다른 여인에게 향하고 있다는 사실이었다.
그 여인은 바로 중전 예름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