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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hapter 1

앞 기수의 유산, 엉망진창 수사 기록

신임 형사 김민준은 책상 위에 놓인 낡은 수사 파일철을 보고 기겁한다. 앞서 이 사건을 맡았던 형사가 남긴 것이라는 파일에는 알아볼 수 없는 낙서와 뒤죽박죽된 증거 목록, 그리고 이해할 수 없는 추론들이 뒤섞여 있었다. 마치 누군가 홧김에 휘갈겨 쓴 듯한 기록들을 보며 민준은 이마를 짚는다. '이게 대체… 뭐 하자는 거지?' 형사 경력에 이런 최악의 유산을 물려받을 줄이야. 그는 한숨을 내쉬며 파일철을 뒤적이지만, 정보의 홍수 속에서 길을 잃은 기분이다. 이 난장판을 어떻게 정리하고 사건의 실마리를 찾아야 할지 막막하기만 하다. 파일철 깊숙한 곳에서 발견된, 의미심장해 보이는 그림 하나가 그의 시선을 사로잡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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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민준 형사는 책상 앞에 앉아 깊은 한숨을 내쉬었다. 그의 앞에는 낡고 헤진 수사 파일철 하나가 놓여 있었다. 마치 오랜 세월 동안 수많은 손을 거치며 닳고 닳은 듯한 모습이었다. 이 파일철은 바로 몇 달 전, 갑자기 다른 부서로 발령 난 선배 형사가 남긴 것이었다. '앞 기수의 유산'이라니, 듣기만 해도 끔찍한 단어였다.

“이게… 대체….”

민준은 조심스럽게 파일철을 열었다. 그의 눈앞에 펼쳐진 것은 혼돈 그 자체였다. 빼곡하게 적힌 글씨들은 어떤 규칙도 없이 뒤죽박죽 섞여 있었고, 중요한 정보와 사소한 낙서들이 구분되지 않았다. 증거 목록이라 적힌 페이지에는 알아볼 수 없는 그림들이 그려져 있었고, 추론이라고 쓰인 부분에는 논리라고는 찾아볼 수 없는 황당한 주장들이 난무했다. 마치 누군가 홧김에 휘갈겨 쓴 듯한, 아니면 술김에 끄적인 듯한 내용들이었다.

“이게… 수사 기록이라고?”

민준은 믿을 수 없다는 표정으로 파일철을 뒤적였다. 그는 정의감이 넘치고 꼼꼼하기로 소문난 형사였고, 사건을 해결하는 데 있어서는 누구보다도 철저했다. 하지만 지금 눈앞에 펼쳐진 이 난장판은 그의 꼼꼼함을 무색하게 만들었다. 마치 미로 속에 갇힌 듯, 어디서부터 손을 대야 할지 감조차 잡히지 않았다.

“이걸 보고 피의자 신문조서를 작성하라고?”

이 사건은 얼마 전 발생한 절도 사건이었다. 별것 아닌 것 같았지만, 용의자가 특정되지 않아 꽤 골치 아픈 사건으로 분류되고 있었다. 그런데 이런 엉망진창인 수사 기록을 보고 사건을 다시 파헤치라니, 민준은 절로 이마를 짚었다. 그의 형사 경력에 이런 최악의 유산을 물려받을 줄이야.

“하아… 정말이지…”

그는 다시 한번 깊은 한숨을 내쉬며 파일철을 넘겼다. 그러던 중, 그의 시선이 한 페이지에 멈추었다. 다른 낙서들과는 확연히 다른, 정성스럽게 그려진 듯한 그림이었다. 그림 속에는 묘한 분위기의 여성이 서 있었고, 그녀의 주변에는 알 수 없는 기호들이 둘러싸고 있었다. 마치 고대 유적에서 발견될 법한 상형문자 같기도 했다.

“이게 대체 뭐지? 사건과 관련이 있는 건가?”

민준은 그림을 자세히 들여다보았다. 그림 아래에는 ‘그녀가 보았다’라는 짧은 문구만 적혀 있었다. ‘그녀’는 대체 누구를 말하는 걸까. 그리고 무엇을 보았다는 걸까. 그림은 그의 호기심을 자극했지만, 동시에 더욱 깊은 혼란에 빠뜨렸다.

“정말이지… 앞 기수는 무슨 생각으로 이딴 걸 남겨놓은 거야?”

그는 혼잣말을 하며 파일철을 덮었다. 머릿속은 복잡하기 그지없었다. 이 엉망진창인 기록들을 어떻게 정리하고 사건의 실마리를 찾아야 할지 막막하기만 했다. 하지만 그렇다고 포기할 수는 없는 노릇이었다. 그는 다시 한번 마음을 다잡고 파일철을 뒤적이기 시작했다.

“김민준 형사! 아직도 거기 있나?”

그때, 사무실 문이 열리며 익숙한 목소리가 들려왔다. 그의 파트너인 박서연 형사였다. 서연은 언제나처럼 차분하고 현실적인 태도로 민준의 엉뚱한 상상에 제동을 걸어주는 존재였다.

“아, 서연아. 어서 와.”

민준은 쑥스러운 듯 웃으며 파일철을 덮었다.

“무슨 일이야? 얼굴이 왜 이렇게 굳었어?”

서연은 민준의 책상 위 파일철을 보며 의아한 표정을 지었다.

“아… 이게… 앞 기수 형사가 남긴 수사 기록인데… 좀… 난잡하네.”

“난잡하다고? 얼마나?”

서연은 민준의 말을 듣고 흥미롭다는 듯 그의 옆에 앉았다. 민준은 잠시 망설이다가 파일철을 다시 열어 보여주었다. 서연은 처음에는 눈살을 찌푸리는 듯했지만, 이내 흥미로운 눈빛으로 페이지를 넘기기 시작했다.

“와… 정말이네. 이건 뭐… 예술 작품이야, 아니면 낙서야?”

서연은 웃음을 터뜨렸다. 그녀의 웃음 덕분에 민준의 긴장감도 조금은 풀리는 듯했다.

“그치? 이걸 보고 피의자 신문조서를 작성하래. 내가 무슨 초능력이라도 있는 줄 아나 봐.”

“음… 그래도 뭔가 있긴 있을 거야. 이렇게까지 열심히 썼다는 건.”

서연은 민준과는 달리 침착하게 페이지를 넘기며 내용을 파악하려 애썼다. 그녀의 현실적인 태도는 민준에게 큰 도움이 되었다.

“이봐, 여기. ‘범행 현장에는 붉은 장미 한 송이가 놓여 있었다’라고 적혀 있네. 그런데 옆에는 ‘장미는 사실 파란색이었다’라고 덧붙여져 있고. 이게 무슨 말이지?”

“붉은 장미인데 파란색이었다고? 모순 아니야?”

“그러게 말이야. 근데 더 웃긴 건 뭔지 알아? 다음 페이지에는 ‘붉은 장미는 사실 없었다. 그것은 용의자의 환각이었다’라고 쓰여 있어.”

민준은 할 말을 잃었다. 선배 형사의 사고방식은 정말이지 이해할 수 없었다.

“환각이라니… 대체 뭘 본 거야?”

“그러게 말이야. 근데 더 있다는 게 함정이지. 여기, ‘붉은 장미는 사실 용의자가 범행 현장에 두고 간 쪽지였다. 쪽지에는 ‘미안해요’라고 적혀 있었다’라고 되어 있네.”

“아니, 장미였다가, 환각이었다가, 쪽지였다가… 대체 뭐가 맞는 건데?”

민준은 머리를 감싸 쥐었다. 마치 뫼비우스의 띠처럼 끝없이 이어지는 혼란 속에서 진실을 찾는 것은 불가능해 보였다.

“잠깐만.”

서연이 무언가 발견한 듯 손가락으로 한 부분을 가리켰다.

“이거 봐. 여기 ‘붉은 장미’라고 쓰인 글자 밑에 아주 작게 ‘…가현’이라고 쓰여 있어.”

“가현? 이게 누구지?”

“글쎄… 혹시 피해자나 용의자의 이름일까?”

민준은 파일철을 다시 뒤적였다. 하지만 ‘가현’이라는 이름은 어디에서도 찾아볼 수 없었다.

“아무래도 우리가 이 파일을 처음부터 다시 봐야 할 것 같아.”

서연은 단호하게 말했다. 그녀의 말에 민준은 고개를 끄덕였다. 이 엉망진창인 기록 속에서 진실을 찾기 위해서는, 아무것도 모르는 상태에서 다시 시작하는 것이 더 빠를지도 몰랐다.

“좋아. 그럼 어디서부터 시작할까?”

“일단 처음부터 차근차근. 사건 개요부터 다시 보자.”

그들은 파일철을 처음부터 다시 뒤지기 시작했다. 사건은 며칠 전, 한적한 주택가에서 발생한 절도 사건이었다. 피해자는 평범한 회사원이었고, 별다른 원한 관계는 없다고 했다. 도난당한 물건은 고가의 귀금속 몇 점이 전부였다.

“별거 아닌 사건인데 왜 이렇게 복잡하게 만들어 놓은 거지?”

민준은 여전히 의아해했다.

“그러게 말이야. 혹시 선배 형사가 뭔가 다른 사건이랑 헷갈린 거 아닐까?”

“그럴 수도 있겠네.”

그렇게 둘은 밤늦게까지 파일철을 뒤졌다. 때로는 웃고, 때로는 황당해하며, 때로는 답답해하며. 하지만 신기하게도, 서연과 함께 이 난장판을 헤쳐나가다 보니 조금씩 길이 보이는 듯했다. 서연의 현실적인 분석과 민준의 때로는 과도한 상상력이 묘하게 어우러지며 사건의 퍼즐 조각들이 맞춰지기 시작했다.

“잠깐만! 여기! ‘붉은 장미’라고 쓰인 부분에 ‘가현’이라고 작게 쓴 사람… 혹시 이수현 씨 아닐까?”

민준이 문득 외쳤다. 이수현은 이번 사건의 목격자로, 엉뚱하고 기억력이 들쑥날쑥한 것으로 유명한 여인이었다.

“이수현 씨? 그럴 수도 있겠네. 그녀라면 충분히 그러고도 남아.”

서연은 고개를 끄덕였다.

“그럼 ‘그녀가 보았다’라는 그림도 이수현 씨가 그린 걸까?”

“아마도. 그럼 그 그림 속에 있는 여성은…?”

“나도 모르겠어. 하지만 이수현 씨를 만나보면 뭔가 알 수 있지 않을까?”

두 사람은 파일철을 덮었다. 어느덧 사무실에는 어둠이 짙게 깔려 있었다. 하지만 그들의 얼굴에는 피곤함보다는 기대감이 더 컸다. 엉망진창인 수사 기록 속에서, 그들은 마침내 사건의 실마리를 잡은 듯했다.

“좋아. 내일 아침에 바로 이수현 씨를 만나러 가자.”

민준은 의욕에 찬 목소리로 말했다.

“그래. 그런데… 혹시 모르니 최 팀장님께도 보고는 해야 하지 않을까?”

서연이 조심스럽게 말했다. 최 팀장은 과묵하지만 경험이 풍부한 베테랑 형사였다. 겉으로는 무심한 척하지만 부하들을 아끼는 마음은 누구보다 깊었다.

“아… 맞다. 팀장님께….”

민준은 잠시 망설였다. 최 팀장은 늘 민준의 엉뚱한 상상에 구박을 했지만, 그의 능력을 믿고 있다는 것을 민준은 잘 알고 있었다.

“그래. 일단 팀장님께 상황 보고하고, 내일 이수현 씨 만나러 간다고 말씀드리자.”

그렇게 민준과 서연은 다음 날 있을 만남을 기대하며 사무실을 나섰다. 엉망진창이었던 수사 기록은 이제 그들에게 새로운 모험의 시작을 알리는 신호탄이 되었다. 물론, 이 모험이 또 다른 ‘망상 대잔치’로 이어질지도 모른다는 불안감이 없지는 않았지만 말이다. 하지만 그들은 이미 알고 있었다. 이 사건이 결코 평범하게 끝나지 않을 것이라는 것을. 그리고 그 끝에는, 또다시 어처구니없는 결론과 함께, 기상천외한 이야기들이 기다리고 있을 것이라는 것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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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기서부터 플레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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