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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hapter 2

주변의 시선

'나'의 이상 행동은 주변 사람들에게도 감지된다. 친구와 가족은 '나'를 걱정하면서도 점차 이상하게 여기기 시작한다. 의사 역시 명확한 진단을 내리지 못하며 '나'를 점점 더 기이하게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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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 진짜 어디 고장났나 봐."

그 말은 혼잣말이었지만, 왠지 모르게 쩌렁쩌렁 울리는 듯했다. 침대에 누워 천장을 멍하니 바라보던 '나'는 팔을 들어 올려 자신의 얼굴을 만져보았다. 묘하게 낯선 감촉. 마치 내 몸이 아닌 다른 누군가의 몸을 만지는 듯한 기분이었다. 기운이 하나도 없었다. 어제는 분명 저녁까지 신나게 게임을 했는데, 오늘은 눈을 뜨는 것조차 버거웠다.

"이상하게 자꾸 졸려."

어젯밤에도 분명 충분히 잤는데, 눈꺼풀은 천근만근이었다. 마치 솜뭉치로 꽉 채워진 듯한 머리는 맑아질 생각을 하지 않았다. 뭘 해도 재미가 없었고, 심지어 좋아하는 유튜브 채널의 새로운 영상도 썸네일만 힐끗 보고는 닫아버렸다. 세상 모든 것이 시들고, 색을 잃어버린 듯했다.

"가슴 꽉 막힌 거 같아. 너무 답답하고… 자꾸 슬퍼."

이 감정은 더 심각했다. 이유 없이 눈물이 왈칵 쏟아질 것 같다가도, 금세 아무렇지 않은 척 덮어버렸다. 울컥 치밀어 오르는 슬픔을 억지로 삼키며, '나'는 애써 태연한 척 노력했다. 하지만 그럴수록 가슴은 더 무겁게 짓눌리는 것 같았다.

"나 어떻게…"

그렇게 며칠이 흘렀다. '나'의 이상 증상은 점점 더 심해지는 듯했다. 밥을 먹어도 맛을 느끼지 못했고, 잠을 자도 개운하지 않았다. 심지어는 걷다가 휘청거리거나, 물건을 떨어뜨리는 일이 잦아졌다. 평소라면 아무렇지 않게 넘겼을 일들도 이제는 버겁게 느껴졌다.

가장 큰 문제는 주변 사람들의 시선이었다.

"너 요즘 왜 그래? 안색이 안 좋아."

가장 먼저 ‘나’의 변화를 눈치챈 것은 친구였다. 며칠 전, 밥을 먹자고 약속한 친구는 ‘나’의 창백한 얼굴과 축 처진 어깨를 보고는 걱정스러운 표정을 지었다.

"어… 그냥 좀 피곤해서."

‘나’는 애써 웃으며 대답했지만, 친구는 영 못 미더운 눈치였다.

"피곤한 거치고는 좀 심한 거 같은데. 어디 아파? 병원이라도 가봐야 하는 거 아니야?"

친구가 걱정하는 것은 당연했다. ‘나’ 역시 자신의 몸 상태가 심상치 않다는 것을 인지하고 있었으니까. 하지만 병원에 가도 특별한 원인을 찾을 수 없었다.

"특별히 이상 소견은 없으세요. 스트레스나 수면 부족 때문일 수도 있으니 좀 쉬시는 게 좋겠습니다."

며칠 전, ‘나’는 용기를 내어 병원을 찾았다. 피 검사, 소변 검사, 뇌파 검사까지. 온갖 검사를 다 받았지만, 의사는 고개를 갸웃거리며 이렇게 말할 뿐이었다. ‘나’는 의사의 말을 듣고 더 큰 혼란에 빠졌다. 몸은 분명 이상한데, 의학적으로는 아무 문제가 없다니.

"아니, 의사 선생님도 그냥 스트레스 때문이래요. 제가 얼마나 피곤하면 의사 선생님도 그렇게 말하겠어요."

집으로 돌아온 ‘나’는 엄마에게 병원 결과를 전하며 헛웃음을 지었다. 하지만 엄마의 표정은 ‘나’의 말과는 달리 더욱 심각해졌다.

"스트레스? 네가 무슨 스트레스가 그렇게 많다고 그래? 요즘 너 이상해. 행동하는 것도 그렇고, 말하는 것도 그렇고. 꼭… 꼭 뭐에 홀린 사람 같아."

엄마의 말에 ‘나’는 움찔했다. ‘나’ 역시 자신의 행동이 평소와 다르다는 것을 알고 있었다. 멍하니 허공을 응시하거나, 갑자기 엉뚱한 말을 하거나, 혼자 웃다가 혼자 울기도 했다. ‘나’ 자신도 이해할 수 없는 행동들이었다.

"엄마, 내가 뭘 홀린 것처럼 그래? 그냥 좀 피곤해서 그래."

‘나’는 괜히 짜증을 내며 방으로 들어왔다. 하지만 엄마의 날카로운 시선이 등 뒤를 찌르는 듯했다. ‘나’는 자신의 모습이 분명 이상하다는 것을, 그리고 주변 사람들이 자신을 점점 이상하게 보기 시작했다는 것을 느꼈다.

며칠 후, ‘나’는 친구와 다시 만났다. 이번에는 친구가 먼저 ‘나’를 찾아왔다.

"너 괜찮아? 얼굴이 더 안 좋아진 거 같아. 혹시… 무슨 일 있어?"

친구는 ‘나’의 손을 잡으며 진심으로 걱정하는 듯 물었다. ‘나’는 친구의 따뜻한 말에 잠시 위로받는 듯했지만, 이내 다시 답답함이 밀려왔다.

"아니, 아무 일 없어. 그냥… 좀 그래."

‘나’는 친구에게 솔직하게 말할 수 없었다. ‘나’에게 무슨 일이 일어나고 있는지, ‘나’ 자신도 모르기 때문이었다.

“그냥 좀 그래라니. 너 진짜 이상해. 아까 지나가는 사람들 봐. 다 너 힐끔거리는 거 안 보여?”

친구가 속삭이듯 말했다. ‘나’는 주변을 둘러보았다. 정말이었다. 사람들이 ‘나’를 힐끔거리며 수군거리는 것 같았다. ‘나’의 엉뚱한 행동이나, 이유 없이 멍하니 서 있는 모습이 그들에게는 이상하게 보였을 것이다.

“나… 정말 이상한가 봐.”

‘나’는 친구의 말에 고개를 떨구었다. 자신이 이상하다는 것을 인정하는 순간, 더욱 깊은 절망감이 밀려왔다.

“아니야, 너 이상한 거 아니야. 그냥… 좀 힘든가 보지.”

친구는 ‘나’를 위로하려 했지만, 그 역시 ‘나’를 어떻게 대해야 할지 모르는 듯했다. ‘나’의 이상 행동은 점점 더 노골적으로 드러나고 있었다. 식당에서 갑자기 노래를 흥얼거리거나, 길을 가다가 멈춰 서서 하늘을 멍하니 바라보기도 했다.

“야, 너 괜찮은 거 맞아? 갑자기 왜 그래?”

친구가 당황하며 물었다. ‘나’는 자신이 무슨 행동을 했는지조차 인지하지 못했다.

“어? 내가 뭘?”

“아니, 갑자기 왜 노래를 불러? 사람들이 다 쳐다보잖아.”

친구가 얼굴을 붉히며 말했다. ‘나’는 그제야 자신이 방금 노래를 불렀다는 사실을 깨달았다. 그것도 아주 크고 신나게.

“어… 어색해서 그랬나 봐.”

‘나’는 변명했지만, 친구는 더 이상 ‘나’를 믿지 않는 눈치였다.

“나… 너 좀 걱정돼. 정말 어디 아픈 거 아니야? 아니면… 혹시 무슨 큰일이라도 있는 거야?”

친구의 목소리에는 의심과 걱정이 뒤섞여 있었다. ‘나’는 친구의 눈을 똑바로 쳐다볼 수 없었다. ‘나’ 역시 자신이 왜 이러는지 알 수 없었기 때문이다.

집으로 돌아온 ‘나’는 거울 앞에 섰다. 거울 속 자신의 모습은 낯설었다. 퀭한 눈, 창백한 피부. 마치 다른 사람 같았다. ‘나’는 자신의 얼굴을 만져보았다. 아무런 감각이 느껴지지 않았다.

“내가… 정말 미쳐가는 건가?”

‘나’는 혼잣말을 하며 고개를 저었다. 하지만 마음 한구석에서는 ‘나’에게 무슨 일이 일어나고 있는지 알아내야 한다는 강한 의지가 불타고 있었다. 이대로 가만히 있을 수 없었다.

‘나’는 책상 앞에 앉았다. 그리고 노트와 펜을 꺼내 들었다.

‘나의 이상 증상 기록’

이렇게 제목을 붙이고, ‘나’는 자신이 겪고 있는 모든 증상을 하나하나 적어 내려갔다.

  • •극심한 피로감, 졸음
  • •식욕 부진, 미각 상실
  • •감정 기복 (이유 없는 슬픔, 답답함)
  • •인지 능력 저하 (멍함, 집중력 부족)
  • •자신도 모르는 행동 (노래 부르기, 멍하니 서 있기 등)
  • •주변 사람들의 이상한 시선

적다 보니 ‘나’는 문득 이상한 점을 깨달았다. 이 모든 증상들이 갑자기 시작되었다는 것. 그리고 ‘나’는 이 증상들이 시작되기 직전, 어떤 이상한 경험을 했다는 것을 어렴풋이 기억해냈다.

‘그날 밤… 이상한 빛을 봤던 것 같기도 하고.’

‘나’는 기억을 더듬었다. 분명 평소와 다른 밤이었다. 창밖에서 희미한 푸른빛이 새어 들어왔고, 마치 누군가 자신을 부르는 듯한 느낌이 들었던 것 같다. 하지만 너무 순식간의 일이라, 꿈이었는지 현실이었는지조차 확신할 수 없었다.

‘혹시… 그날 밤 무슨 일이 있었던 걸까?’

‘나’는 노트에 ‘그날 밤의 이상한 빛’이라고 적었다. 그리고 그 아래에 ‘외계인?’이라고 덧붙였다.

‘아니, 말도 안 돼.’

‘나’는 스스로의 생각을 비웃었다. 외계인이라니. 하지만 동시에, ‘나’는 자신이 겪고 있는 이 모든 이상한 현상들이 단순한 질병이나 스트레스 때문이 아닐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었다.

‘내가… 외계인 때문에 이렇게 된 건가?’

그 생각이 들자, ‘나’는 갑자기 온몸에 소름이 돋았다. 하지만 동시에, ‘나’는 이 혼란스러운 상황 속에서 진실을 찾아내야 한다는 결심이 더욱 확고해졌다.

‘그래, 내가 직접 알아내야 해.’

‘나’는 노트에 마지막 문장을 적었다.

‘내 몸에 무슨 일이 일어나고 있는지, 반드시 밝혀낼 것이다.’

그렇게 ‘나’는 자신의 이상 증상을 추적하기 위한 첫걸음을 내디뎠다. 주변의 이상한 시선과 자신조차 이해할 수 없는 몸 상태에도 불구하고, ‘나’는 알 수 없는 밤의 진실을 향해 나아가기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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