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hapter 9
최영철의 낙천주의, 철학에 균열을 내다
영철의 끊임없는 낙천적인 태도와 엉뚱한 행동은 민준의 냉소적인 쇼펜하우어 철학에 예상치 못한 균열을 일으킨다. 민준은 친구의 순수함에 잠시 흔들린다.
김민준 씨, 그의 삶은 이제 ‘침묵의 기록’이라는 이름표를 달고 돌아가고 있었다. 쇼펜하우어의 비관론이 그의 뇌리에 깊숙이 박힌 후, 세상의 온갖 소음은 마치 귓가를 스치는 벌레 소리처럼 희미해져 갔다. 물론, 완전히 사라진 것은 아니었다. 박수현 씨의 질투 어린 시선은 여전히 날카로웠고, 최영철 씨의 엉뚱한 위로는 때때로 그의 철학적 성벽에 작은 균열을 일으켰다. 그리고 이지혜 씨. 그녀는 그의 기록에 고요한 영감을 불어넣는 존재였다.
오늘은 금요일이었다. 평소 같으면 퇴근길 인파와 함께 휩쓸려 퇴근하는 데 급급했을 테지만, 민준 씨는 달랐다. 그는 이제 ‘침묵의 기록’이라는, 세상의 소음으로부터 자신을 보호하는 방패이자 동시에 세상의 소음을 엿보는 창문이 되어버린 노트를 가방에 넣고 느긋하게 사무실을 나섰다.
“야, 민준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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