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hapter 7
기록 속의 역설, 소음은 더 커진다
민준은 침묵하려 할수록 세상의 소음이 더 커지고, 기록하려 할수록 오해가 쌓이는 역설적인 상황에 당황한다. 그의 기록이 의도치 않게 주변 사건들을 증폭시키는 계기가 된다.
김민준은 이제 막 쇼펜하우어의 검은 표지가 주는 묵직함에 익숙해질 법도 했지만, 삶은 여전히 그를 가만두지 않았다. 아니, 오히려 그가 쇼펜하우어의 ‘의지’라는 끈질긴 놈을 이해하려 할수록, 세상은 더욱 끈질기게 그의 귓가를 파고들었다. ‘침묵의 기록’이라는 거창한 이름 아래, 그는 그저 조용히 세상을 관조하며 자신만의 철학을 다져나가고 싶었을 뿐이었다. 허나 세상은 그의 작은 사색의 방에도 쉴 새 없이 문을 두드리며 불청객들을 들이밀었다.
“김민준 씨, 어제 회의 때 잠깐 졸던데, 혹시 제 발표 내용이 지루했나요?”
점심시간, 텅 빈 사내 카페에서 혼자 샌드위치를 씹던 민준에게 박수현이 다가와 얄밉게 웃으며 물었다. 그녀의 목소리에는 칭찬인지 비난인지 알 수 없는 묘한 뉘앙스가 섞여 있었다. 민준은 샌드위치를 씹는 횟수를 늘렸다. 졸았던 것은 사실이었다. 쇼펜하우어의 ‘의지의 맹목성’을 곱씹다 보니, 인간의 끊임없는 욕망이 빚어내는 회의 내용이 졸음으로 다가왔던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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