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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hapter 12

기록, 예상치 못한 방향으로 흘러가다

민준의 '침묵의 기록'은 단순히 개인적인 감상 기록을 넘어, 주변 인물들의 관계와 사건에 예상치 못한 영향을 미치기 시작한다. 그의 기록이 현실을 바꾸는 동력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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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민준의 ‘침묵의 기록’은 처음에는 그의 책상 서랍 속, 혹은 낡은 노트 한 권에 은밀히 담겨 있었다. 세상의 시기, 질투, 기만, 배신, 모략, 정치질이라는 소음이란 소음은 죄다 귓가에 달라붙어 떨어지지도 않고, 민준의 영혼을 갉아먹는 듯했다. 쇼펜하우어의 ‘인생은 고통’이라는 명제는 마치 그의 심장에 박힌 못처럼, 아프면서도 은근한 위안을 주었다. ‘그래, 원래 인생은 이런 거지.’ 라며 그는 애써 태연한 척, 혹은 비관적인 척하며 쇼펜하우어식 인생관에 깊이 심취해갔다.

하지만 ‘침묵의 기록’이라 명명된 그의 일기장은, 아이러니하게도 세상의 소음을 더욱 증폭시키는 도구가 되어버렸다. 민준이 펜으로 써 내려가는 문장 하나하나가, 마치 마법처럼 주변 사람들의 삶에 예상치 못한 파장을 일으키기 시작한 것이다.

사건의 발단은 이랬다. 민준은 사무실에서 벌어지는 사소한 정치질에 염증을 느끼고, 이를 ‘벌레들의 춤’이라는 제목으로 일기에 기록했다. 동료들은 누가 더 빨리, 더 많이 커피를 마시는지, 누가 더 길게 화장실에 가는지를 가지고 은근한 신경전을 벌였다. 박수현은 특히 민준의 그런 태도를 못마땅하게 여겼다. 민준이 조용히 자신의 업무에만 집중하는 듯 보이면서도, 한편으로는 이런 모든 상황을 날카롭게 관찰하고 기록하고 있다는 사실을 눈치챈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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