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hapter 7
두 얼굴의 왕
이제는 폭군이 된 단종. 하지만 가온이 말하기만 하면 다 듣는 가온에게만 착한 왕이다. 그리고는 심지어 품에 안기기까지 하는 행동에 신하들은 맨붕이 올것만 같다
차가운 궁궐의 밤은 유난히 깊었다. 별빛마저 희미해진 하늘 아래, 단종의 침전만이 희미한 등불의 온기를 토해내고 있었다. 붉은 비단 옷자락이 바닥을 쓸고 지나갈 때마다, 핏빛으로 물든 과거의 잔상이 그림자처럼 드리워졌다. 이제 어린 왕은 더 이상 순수함의 상징이 아니었다. 그의 눈빛에는 차가운 강철의 서늘함이, 목소리에는 뼈를 깎는 듯한 냉기가 깃들어 있었다. 신하들은 그의 앞에 무릎 꿇었지만, 그들의 마음속은 경외보다는 두려움으로 가득했다. 제국의 운명을 짊어진 어린 왕의 어깨는 이미 감당할 수 없는 무게에 짓눌려 있었다.
“대신들은… 모두 나의 적이다.”
단종의 목소리는 텅 빈 방 안을 메아리쳤다. 옥좌에 앉은 그의 작은 몸은 위엄이라기보다는 위태로움에 가까웠다. 하지만 그 눈빛만은 날카롭게 빛나고 있었다. 어린 시절, 그는 세상의 모든 것을 믿었다. 환하게 웃는 얼굴, 따뜻한 격려, 변치 않을 충성… 그 모든 것을. 그러나 왕위를 탐하는 수양대군을 비롯한 신하들의 야욕은 그의 순수한 믿음을 산산조각 냈다. 믿었던 사람들의 배신은 그의 마음에 깊은 상처를 남겼고, 그 상처는 걷잡을 수 없는 불신과 분노로 변해 그의 심장을 좀먹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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