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hapter 15
작은 온기
점점 더 가온에게 의지하는 단종. 그녀의 품에서 잠시나마 왕의 짐을 내려놓고, 어린아이처럼 편안함을 느낀다.
3 min read
차가운 밤공기가 궁궐의 처마 밑을 휘감았다. 촛불은 위태롭게 흔들렸고, 그 빛에 그림자는 길게 늘어졌다. 단종은 왕좌에 앉아 텅 빈 허공을 응시했다. 붉은 비단 옷자락은 무겁게 가라앉아 있었으나, 그의 마음은 깃털처럼 가벼웠다. 아니, 가벼운 것이 아니라 텅 비어 있었다. 텅 빈 공간을 채우는 것은 오직 메마른 불신과 싸늘한 두려움뿐이었다.
수양대군의 야욕은 맹독처럼 퍼져나갔다. 신하들의 눈빛은 더 이상 존경이 아니었다. 탐욕과 시기, 그리고 은밀한 위협이 뒤섞인 역겨운 빛깔로 변해 있었다. 단종은 그 눈빛들을 똑똑히 보았다. 어린 나이에 감당하기에는 너무나 무거운 진실이었다. 순수했던 왕관의 무게는 어느새 쇠사슬이 되어 그의 목을 조여왔다. 세상은 믿을 수 있는 곳이 아니었다. 오직 자신만이, 이 좁은 궁궐 안에서 홀로 살아남아야 하는 존재였다.
그때, 희미한 발소리가 그의 귓가에 닿았다. 익숙하고도 다정한 소리. 단종의 굳게 닫혔던 입가에 아주 미세한 떨림이 스쳤다. 가온이었다.
Keep reading "작은 온기"
The full chapter is in the AIBookCraft app — free to read, with your spot saved.
Free on iOS & Android · No signup to rea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