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hapter 2
왕좌의 그림자
카엘'드라쓰가 왕좌를 차지하기 위해 왕을 습격한다. 그의 뒤에는 어둠의 힘을 가진 렉스가 있으며, 왕은 자신을 희생하여 다니엘을 구하려 한다. 왕국의 미래가 위태로워진다.
카노키 왕국의 심장부, 왕궁의 찬란함은 짙은 그림자에 잠겨 있었다. 붉게 물든 하늘이 창문 너머로 섬뜩한 빛을 드리우며, 왕의 집무실은 팽팽한 긴장감으로 가득 찼다. 왕 아버지, 45세의 왕은 빛바랜 황금 갑옷을 입고 있었지만, 그의 얼굴에는 덧없는 평화의 흔적만이 희미하게 남아 있을 뿐이었다. 그의 곁에는 12살의 다니엘 왕자가 서 있었다. 금빛 머리카락은 헝클어져 있었고, 얼굴에는 좌절감과 불안감이 뒤섞여 있었다. 아버지처럼 황금 불꽃을 일으키지 못하는 자신의 무력함이 그를 짓눌렀다.
"왕자님, 폐하께서 급히 찾으십니다. 왕좌의 전이라 하십니다."
시녀의 떨리는 목소리가 정적을 갈랐다. 다니엘은 훈련용 목인에게 마지막 일격을 날리려다 실패하고 주저앉았다. 그의 주먹이 바닥을 내리쳤다.
"왜 안 되는 거야! 나는 사자인데!"
그의 절규는 텅 빈 방안에 메아리쳤다. 훈련장에서 느끼는 좌절감은 왕궁을 뒤덮은 불길한 전조 앞에서 더욱 무겁게 다가왔다. 그는 자리에서 일어나 복도로 향했다. 평소와 다른 병사들의 분주한 발걸음, 심각한 표정들, 무언가 잘못되었다는 것을 직감했다.
왕좌의 전으로 향하는 복도는 낯선 기운으로 가득했다. 검은 갑옷을 입은 한 남자가 당당히 서 있었다. 28세의 카엘'드라쓰였다. 그의 갑옷은 금이 가 있었고, 얼굴에는 흉터가 깊게 패어 있었으며, 금색 눈은 광기로 번뜩였다. 왕의 호위병들은 꼼짝도 하지 못했다. 이미 그의 어둠의 힘에 굴복한 듯 보였다.
"폐하. 제가 돕겠습니다. 녹티라를 해방하십시오. 그러면 카노키는 영원한 제국이 될 것입니다."
카엘'드라쓰의 목소리는 차갑고 단호했다. 왕 아버지의 얼굴에 옅은 그림자가 스쳤다.
"그대는 언제나 광인이었지, 카엘. 녹티라는 누구에게도 도움이 되지 않아. 그녀는 파멸만을 가져올 뿐이다."
"하지만 그녀의 목걸이가 있다면 다르겠지요. 지배의 목걸이. 그것은 폐하의 금고 안에 있습니다."
왕 아버지의 얼굴이 창백해졌다. 카엘'드라쓰가 너무 많은 것을 알고 있다는 사실에 경악했다. 순간, 복도 양 끝에서 맹렬한 기세로 두 개의 그림자가 나타났다. 하나는 불꽃의 표범, 렉스였다. 그의 붉고 금색으로 빛나는 눈이 복도를 밝혔다. 다른 하나는 거대한 갈색 곰, 데커였다. 렉스는 눈 깜짝할 사이에 호위병들을 쓰러뜨렸고, 데커는 육중한 몸으로 왕좌의 전 문을 박살 내며 돌진했다.
왕 아버지와 카엘'드라쓰의 검이 부딪혔다. 날카로운 금속음이 복도를 울렸다. 왕 아버지의 머릿속에 과거의 기억이 스쳐 지나갔다. 카엘'드라쓰는 왕 아버지의 총애를 받던 장군이었다. 하지만 그는 어둠의 힘을 탐했고, 결국 왕에게 추방당했다.
"네놈을 내 아들처럼 키웠다!" 왕 아버지의 외침이 분노로 떨렸다.
"그리고 진실을 보았을 때 나를 버렸지! 힘은 거부하는 것이 아니라 쟁취하는 것이다!" 카엘'드라쓰가 비웃었다.
왕 아버지의 검이 카엘'드라쓰의 어깨를 깊게 베었지만, 동시에 카엘'드라쓰의 검이 왕 아버지의 어깨를 관통했다. 왕은 비명과 함께 바닥에 쓰러졌다. 그의 피가 찬란했던 황금 갑옷 위로 붉게 번져나갔다.
한편, 봉인이 있던 지하 신전에서는 끔찍한 광경이 펼쳐지고 있었다. 카엘'드라쓰는 피투성이가 된 왕 아버지를 끌고 와 봉인의 기둥에 손을 대게 했다. 왕의 피가 푸른 룬 문자에 닿자, 기둥은 격렬하게 흔들렸다. 붉은 균열이 걷잡을 수 없이 퍼져나가더니, 마침내 거대한 폭발과 함께 봉인이 풀렸다.
어둠의 파동이 카노키 왕국 전체를 휩쓸었다. 하늘은 핏빛으로 물들었고, 땅은 얼어붙기 시작했다. 봉인에서 솟아나온 것은 3미터 높이의 위협적인 존재, 녹티라였다. 인간과 용의 형상이 뒤섞인 그녀의 피부는 흑단처럼 검었고, 보라색 눈은 증오로 불타고 있었다. 그녀의 거대한 그림자 날개가 펼쳐지자, 왕궁 전체가 어둠에 잠겼다.
"마침내… 자유로군." 녹티라의 목소리는 깊은 동굴에서 울려 나오는 듯했다. 그녀는 카엘'드라쓰를 내려다보았다. "너로군. 나의 사슬을 끊은 자가. 훌륭하다. 하지만 내가 지루해지면 가장 먼저 죽게 될 것이다."
카엘'드라쓰는 녹티라의 말에 뒷걸음질 쳤다. 그는 자신의 계획이 잘못되었음을 깨달았다. 녹티라를 이용하려 했지만, 오히려 그녀의 끝없는 분노를 불러일으킨 것이다.
왕궁 깊숙한 곳, 다니엘의 침실. 다니엘은 가슴에 끔찍한 고통을 느꼈다. 그의 어린 팔에 금빛 사자 문양이 선명하게 떠올랐다. 창밖으로 붉게 물든 하늘과 멀리서 들려오는 비명 소리가 그의 심장을 옥죄었다.
"아버지?"
그의 목소리는 불안과 공포로 떨렸다. 그 순간, 녹티라의 손이 하늘로 뻗어졌다. 그녀의 눈빛은 카노키 왕국 전체를 향해 있었다.
"잘 자라, 카노키. 다시는 깨어나지 못할 것이다."
장엄하면서도 비극적인 음악이 고조되었다. 왕좌의 전에서 왕 아버지의 마지막 숨소리가 희미하게 들려왔다. 그는 쓰러진 채, 자신의 희생이 아들 다니엘을 위한 것인지, 아니면 녹티라의 파멸을 막지 못한 무력한 아버지의 최후인지 알 수 없었다. 그의 곁에는 렉스가 웅크리고 앉아, 눈물을 흘리는 듯한 그의 금색 눈으로 왕을 바라보았다. 렉스는 왕 아버지의 충실한 동반자였으나, 이제 그는 혼자 남겨졌다. 카엘'드라쓰는 녹티라 앞에 무릎을 꿇었다. 그의 야망은 산산조각 났고, 그의 앞에는 파멸만이 기다리고 있었다. 왕 아버지의 죽음은 카노키 왕국의 몰락을 알리는 신호탄이었다. 다니엘은 자신의 팔에 나타난 사자 문양을 바라보았다. 그것은 저주인가, 아니면 희망인가. 붉은 하늘 아래, 카노키는 어둠 속으로 가라앉고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