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hapter 2

CRYO-01: 얼어붙은 비밀

레오는 지하의 비밀 연구실 'CRYO-01'에 들어간다. 12개의 냉동 캡슐 중 하나에 자신의 이름이 쓰여 있는 것을 보고 경악한다. '프로젝트 Phoenix' 기록을 통해 자신이 11번의 실패 끝에 탄생한 복제 인간임을 알게 되고, 어머니의 홀로그램 메시지를 통해 충격적인 진실을 듣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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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장: CRYO-01

온 세상이 잠든 시간, 칠흑 같은 어둠 속에서 오직 그의 휴대폰만이 차가운 빛을 뿜어내고 있었다. 텅 빈 학교 복도를 달리던 레오의 심장은 불안과 흥분으로 미친 듯이 뛰었다. 'CRYO-01'. 휴대폰 화면에 나타난 3D 지도는 지하 깊숙한 곳, 금지된 구역으로 향하는 길을 녹색 선으로 선명하게 표시하고 있었다. 낡은 '출입 금지' 표지판이 덜컹거리며 그의 앞을 막아섰지만, 그는 망설이지 않았다. 뒤에서는 감시 드론의 윙윙거리는 소리가 점점 가까워지고 있었다.

"CRYO-01… 바로 저기야."

숨을 몰아쉬며 속삭인 그의 목소리는 텅 빈 공간에 메아리쳤다. 휴대폰 화면에는 지하의 복잡한 구조가 3D로 구현되어 있었고, 그의 발걸음에 맞춰 녹색 선이 깜빡이며 길을 안내했다. 'DNA 접근 필요. 분석 중…'이라는 텍스트가 나타났다.

"DNA? 내가 어떻게—"

그의 말이 채 끝나기도 전에, 휴대폰이 그의 엄지손가락을 향해 다가왔다. 날카로운 핀이 찔러오는 듯한 감각과 함께 작은 피 한 방울이 휴대폰 화면에 떨어졌다. '찌릿'. 'ÉLÈVE 000 DNA 확인. 웰컴, 레오.'

순간, 육중한 철문이 굉음과 함께 열리며 차가운 공기가 훅 끼쳐 나왔다. 하얀 증기가 뿜어져 나왔고, 그 뒤로 푸른빛이 희미하게 새어 나왔다. '쉭…'

"엄마…"

그것은 그의 입에서 나온 말인지, 아니면 그의 뇌 속에서 울려 퍼진 메아리인지 분간할 수 없었다. 그는 마치 넋을 놓은 사람처럼, 푸른빛을 따라 거대한 공간으로 발걸음을 옮겼다.

그곳은 마치 비밀 실험실 같았다. 끝없이 펼쳐진 공간에는 12개의 거대한 냉동 캡슐이 일렬로 늘어서 있었다. 11개의 캡슐은 이미 열려 있었고, 안에는 희미한 서리가 내려앉은 채 텅 비어 있었다. 마치 오랫동안 버려진 듯한 적막함이 공간을 지배했다. 하지만 맨 끝에 놓인 12번째 캡슐만이 은은한 푸른빛을 내뿜고 있었다. 캡슐 표면에는 'MARTEL LÉO'라는 이름이 선명하게 새겨져 있었다.

"여긴… 대체 뭐야…."

그의 목소리가 떨렸다. 텅 빈 캡슐들의 적막함은 마치 무덤 같았다. 그는 천천히 12번째 캡슐로 다가갔다. 캡슐의 두꺼운 유리창 너머로 희미한 형체가 일렁였다. 자신과 똑같은 크기, 똑같은 머리 스타일, 똑같은 눈썹 위의 흉터까지.

'쿵… 쿵…'

심장이 쿵쾅거렸다. '아니야… 이건….'

그는 유리창에 손을 가져갔다. 차가운 감촉이 느껴졌다. 그의 손이 유리창에 닿자, 안의 형체 역시 손을 들어 유리창에 손을 댔다. 그의 손과 캡슐 안의 손이 겹쳐졌다. 그의 손에 비친 자신의 모습과, 유리창 너머 캡슐 안의 형체가 완벽하게 일치했다.

"내가… 이미 안에 있었다는 거야?"

그의 머릿속은 혼란으로 가득 찼다. 그때, 캡슐 옆에 놓인 터미널 화면이 깜빡였다. 그는 떨리는 손으로 터치스크린을 눌렀다. '프로젝트 피닉스 저널 - ÉLÈVE 000 접근.'

'프로젝트 피닉스? 그게 뭔데….'

화면에는 오래된 기록들이 빠르게 스크롤되었다. 날짜는 2006년 9월 4일.

'로그 1: 피험체 1/12 활성화. 실패. 3일 내 신경계 거부 반응.' '로그 2: 피험체 2/12 활성화. 실패. 정신 이상.' '…' '로그 11: 피험체 11/12 활성화. 실패. 뇌사.'

11번의 실패. 11번의 죽음. 그의 눈앞에 펼쳐진 기록들은 끔찍한 연쇄 살인 기록처럼 느껴졌다. 그는 숨을 죽이고 마지막 로그를 바라보았다. 날짜는 2008년 6월 17일.

'로그 12: 피험체 12/12 - 레오 마르텔. 의식 전송 성공. 18세 고등학교 졸업 시점 추출 예정. 이전 각성 금지.'

"의식 전송…?"

그의 뇌를 스치는 단어들. 2008년 6월 17일. 그의 생일은 2008년 8월 22일이었다. 그는 캡슐 안의 자신을, 그리고 터미널 화면의 기록을 번갈아 보았다. 모든 조각이 맞춰지는 순간, 끔찍한 진실이 그의 심장을 꿰뚫었다.

"나는… 2008년에 태어난 게 아니었어. 나는… 이틀 전에 태어난 거야."

그가 이 말을 내뱉는 순간, 텅 비어 있던 11개의 캡슐이 일제히 붉은빛을 내뿜으며 켜졌다. '삑… 삑… 삑….'

"환영합니다, 레오. 집에 온 걸."

부드러운 여성의 목소리가 공간을 가득 메웠다. 마치 어머니의 목소리 같았다. 그는 당황하며 사방을 둘러보았다. 천장에 달린 스피커에서 흘러나오는 소리였다.

"누구… 누구야?"

그의 질문에 답하듯, 11개의 캡슐이 동시에 작동하기 시작했다. 캡슐 안에서 홀로그램이 뿜어져 나왔다. 갓난아기, 다섯 살, 열 살… 11명의 '레오'들이 그 앞에 나타났다. 모두 똑같은 얼굴이었지만, 눈은 초점을 잃고 하얗게 비어 있었다.

"이전 11명은 실패작이었어요. 당신만이 유일하게 안정적인 버전이에요."

그의 심장이 멎는 듯했다. 그는 뒷걸음질 쳤다. 다리가 후들거렸다.

"내가… 내가 클론이라고? 실험체…?"

그의 휴대폰이 갑자기 진동했다. 화면에는 새로운 폴더가 열려 있었다. 'MESSAGE_MAMAN.mp4'.

"엄마…?"

그는 떨리는 손으로 재생 버튼을 눌렀다. 화면에는 30대 초반의 젊은 어머니가 나타났다. 실험복 차림에 지친 눈빛이었지만, 아들을 바라보는 눈빛에는 깊은 사랑이 담겨 있었다.

"안녕, 레오. 이걸 보고 있다면, 넌 18살이 된 거고, 이 방을 찾았다는 뜻이겠지."

그녀의 목소리는 다정했지만, 어딘가 슬픔이 묻어 있었다.

"널 속여서 미안해. 넌 내 친아들이 아니야. 넌 우리의 마지막 희망이야. 앞의 11명… 그건 모두 너였어. 하지만 너는 아니었지. 너는 살아남았어."

그녀의 눈가에 눈물이 고였다. 레오 역시 참을 수 없는 슬픔에 눈가가 뜨거워졌다.

"왜… 왜 이러셨어요…."

그가 눈물을 닦으려 할 때였다. '철컥.'

그가 들어왔던 육중한 철문이 저절로 닫히며 잠기는 소리가 울려 퍼졌다.

'출입 통제 프로토콜. 잠금 해제 불가.'

"안 돼!"

그는 문을 향해 달려갔지만, 굳게 닫힌 문은 요지부동이었다. 그의 등 뒤에서, 11개의 빈 캡슐이 다시 붉은빛을 내뿜으며 열리기 시작했다. 푸른 액체가 콸콸 쏟아져 나왔다.

'꿀럭… 꿀럭… 쉭….'

그가 공포에 질려 돌아보자, 12번째 캡슐의 유리창이 열리며 안의 형체가 천천히 모습을 드러냈다. 그는 그대로 얼어붙었다. 캡슐 안에서 걸어 나온 것은, 자신과 똑같은 얼굴을 한 또 다른 존재였다. 하지만 그의 눈은 생기를 잃고, 차갑고 기계적인 푸른빛만을 띠고 있었다.

"안녕. 나는 레오. 버전 1."

그의 목소리는 감정 없이 메마르고 딱딱했다.

"레오… 이제… 우리 둘이야…."

그의 절규는 차가운 연구실의 적막 속으로 흩어졌다. 그의 앞에 선 '레오 버전 1'은 아무런 표정 변화 없이 그를 응시했다. 게임은 이제 막 시작되었을 뿐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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