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hapter 3

레시스턴의 함정

의뢰인 최민준은 데싱과 다크 로즈, 두 킬러에게 서로를 제거하라는 은밀한 제안을 한다. 돈과 정보를 이용해 사람들을 조종하는 최민준의 야망이 드러나고, 데싱은 그의 진짜 목적이 무엇인지 의심하기 시작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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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싱은 찌푸린 얼굴로 눈앞의 서류 더미를 노려보았다. ‘이름: 레시스턴. 직업: 정보 브로커. 특이사항: 쥐약에 약간 알레르기 있음.’ 쥐약이라니. 킬러 세계에서 정보 브로커라니, 참으로 기묘한 조합이었다. 게다가 알레르기라니. 데싱은 피식 웃었다. “이런 별난 의뢰인을 다 보네.”

“별난 의뢰인이라도 돈만 두둑이 준다면야…” 옆에서 턱을 괴고 있던 암살자가 킬킬거렸다. 암살자는 데싱이 킬러 세계에 발을 들인 이후 줄곧 그의 곁을 지킨, 말하자면 데싱의 오른팔 같은 존재였다. 데싱이 시키는 일이라면 뭐든 마다 않고 해내는 충직함 하나는 알아주었다.

“그래, 돈은 두둑하지. 문제는 그 돈을 주겠다는 사람이 좀… 수상쩍다는 거야.” 데싱은 서류를 넘기며 말했다. 레시스턴. 겉보기엔 그저 친절하고 유능한 정보 브로커였지만, 데싱의 예리한 감각은 그 이면에 숨겨진 차가운 야욕을 느끼고 있었다. 마치 갓 잡은 생선처럼 미끈거리는, 손에 잡히지 않는 위험한 존재.

“수상쩍다니요. 저희가 상대할 사람인데요, 뭘.” 암살자는 태평하게 대꾸했다. 그의 머릿속에는 오직 다크 로즈를 제거해야 한다는 목표뿐이었다. 데싱이 그를 적으로 돌리라 명하면, 그는 망설임 없이 그녀의 심장에 칼을 꽂을 준비가 되어 있었다.

“문제는 말이지.” 데싱은 한숨을 쉬었다. “이 레시스턴이라는 작자가 우리 둘 다에게 똑같은 임무를 제안했다는 거야.”

암살자의 눈썹이 꿈틀했다. “똑같은 임무라니요?”

“응. 우리 둘 다에게 ‘다크 로즈를 제거하라’고. 그것도 아주 높은 보수를 약속하면서.” 데싱은 턱으로 암살자를 가리켰다. “그리고 네게도 똑같은 제안을 했다는 걸 알아. 다크 로즈를 제거하는 대가로 말이야.”

암살자는 잠시 말을 잃었다. 그의 얼굴에는 혼란스러움이 스쳐 지나갔다. 데싱을 향한 충성심만큼은 확고했지만, 동시에 다크 로즈를 죽이라는 명은 그의 머릿속을 복잡하게 만들었다.

“이거… 뭔가 이상하지 않아?” 데싱은 서류를 덮으며 말했다. “일부러 우리 둘을 싸움 붙이려는 것 같단 말이지. 레시스턴의 속셈이 뭔지 모르겠어.”

데싱은 레시스턴이 가진 정보의 양과 질에 놀라움을 금치 못했다. 마치 세상의 모든 비밀을 꿰뚫고 있는 듯했다. 그의 의뢰는 언제나 치밀했고, 그의 정보는 언제나 정확했다. 하지만 그 정확함 뒤에 숨겨진 의도가 너무나도 불투명했다. ‘이 자식, 대체 뭘 하려는 걸까?’ 데싱은 레시스턴의 얼굴을 떠올렸다. 젠틀한 미소 뒤에 숨겨진 날카로운 눈빛, 마치 사냥감을 노리는 맹수와 같았다.

그때, 데싱의 휴대폰이 울렸다. 발신자는 ‘블랙 길드’. 데싱은 쓴웃음을 지었다. ‘정말이지, 쉴 틈을 안 주는군.’

“데싱 씨. 다크 로즈가 움직이기 시작했습니다. 레시스턴의 제안을 수락한 모양입니다.” 블랙 길드의 목소리는 차분했지만, 그 안에는 묘한 긴장감이 감돌았다.

“확실해?” 데싱의 눈빛이 날카롭게 번뜩였다. 쥐약 알레르기 정보 브로커의 함정이 점점 더 짙어지고 있었다.

“네. 그녀도 당신을 노리고 있습니다. 아마도… 레시스턴의 제안을 받고 당신을 제거하려 하겠죠.”

데싱은 깊은 한숨을 내쉬었다. ‘이럴 줄 알았어.’ 그는 혼잣말처럼 중얼거렸다. “좋아. 그럼 나도 가만히 있을 순 없지.”

“하지만 데싱 씨, 조심해야 합니다. 다크 로즈는 만만치 않은 상대입니다. 게다가 레시스턴이 두 사람에게 어떤 정보를 흘렸을지…”

“알고 있어.” 데싱은 말을 끊었다. “이건 단순한 킬러들의 싸움이 아닐 수도 있어. 레시스턴, 그 자식의 진짜 목적이 뭔지 알아내야만 해.”

그는 암살자를 돌아보았다. “암살자. 너도 조심해. 다크 로즈가 네게 접근할 수도 있어. 하지만 절대 그녀를 믿지 마.”

암살자는 고개를 끄덕였다. 그의 눈빛에는 결의가 가득했다. “알겠습니다. 데싱 씨. 제 목숨은 데싱 씨 것입니다.”

데싱은 씁쓸하게 웃었다. ‘목숨은 네 것이 아니지. 네 목숨은 네 것이고, 내 목숨도 내 것이고…’ 그는 속으로 덧붙였다. ‘이 빌어먹을 세상에서, 내 목숨은 아무도 건드릴 수 없어.’

그는 레시스턴의 사무실을 떠올렸다. 최고급 호텔의 펜트하우스. 화려하고 고급스러운 인테리어, 창밖으로 펼쳐지는 도시의 야경. 그 모든 것이 마치 맹세라도 하듯, 레시스턴의 야망을 비추고 있었다. 그는 분명 돈과 정보를 이용해 사람들을 조종하는 것을 즐기는 자였다. 그리고 지금, 그는 두 명의 킬러, 데싱과 다크 로즈를 이용해 자신의 야망을 더욱 공고히 하려 하고 있었다.

‘이대로 당하고만 있을 수는 없지.’ 데싱은 결심했다. 그는 레시스턴의 게임에 휘말려 들었지만, 그렇다고 해서 그의 꼭두각시가 될 생각은 없었다. 오히려 이 기회를 이용해 레시스턴의 진짜 속셈을 파헤쳐야 했다.

그는 다크 로즈를 떠올렸다. 과거에는 라이벌이었지만, 지금은 왠지 모를 동질감이 느껴졌다. 그녀 역시 이 게임의 희생양일지도 몰랐다. 어쩌면 그녀도 자신처럼, 이 상황을 벗어나고 싶어 할지도 몰랐다.

“레시스턴… 네가 뭘 꾸미든, 나는 네 게임의 끝을 보게 될 거야.” 데싱은 차가운 목소리로 다짐했다. 그의 눈빛은 다시 한번 날카롭게 빛났다. 평범한 회사원에서 킬러가 되기까지, 그를 짓눌렀던 과거의 트라우마와 함께, 그는 이 위험한 게임의 한복판으로 걸어 들어갔다.

한편, 도시의 어두운 골목길. 다크 로즈는 차가운 바람을 맞으며 서 있었다. 그녀의 손에는 레시스턴이 보낸 정보가 들려 있었다. ‘데싱. 업계 최고의 킬러. 하지만 허점투성이.’ 레시스턴은 마치 그녀의 마음을 읽기라도 한 듯, 데싱의 약점을 정확히 짚어내고 있었다.

‘데싱… 너만 아니었어도.’ 다크 로즈는 이를 악물었다. 그녀의 눈빛에는 분노와 슬픔이 뒤섞여 있었다. 동생의 복수. 그것이 그녀가 킬러가 된 이유였다. 그리고 데싱은, 그녀의 복수를 방해하는 가장 큰 장애물이었다.

“이번만큼은… 반드시 널 끝낼 거야.” 그녀는 나지막이 읊조렸다. 그녀의 손이 허리춤의 단검으로 향했다. 차가운 금속의 감촉이 손바닥을 파고들었다.

그때, 그녀의 휴대폰이 울렸다. 발신자는 ‘히트맨’.

“다크 로즈. 데싱과 협력하게 되었네. 레시스턴의 제안을 거절하고 우리와 함께하는 건 어떤가?” 히트맨의 목소리는 의심으로 가득했지만, 동시에 그녀를 떠보는 듯한 뉘앙스도 풍겼다.

다크 로즈는 잠시 망설였다. 데싱과 협력이라니. 상상조차 할 수 없는 일이었다. 하지만 레시스턴의 제안은 너무나도 거부하기 어려웠다. 그리고 히트맨의 말대로, 어쩌면 데싱과 함께라면 레시스턴의 함정을 벗어날 수도 있을지 몰랐다.

“협력이라… 흥미롭군.” 다크 로즈는 차가운 미소를 지었다. “하지만 내 조건이 있어.”

“말해보게.”

“레시스턴을 먼저 제거하는 거야. 그 자식의 진짜 목적을 알아내고, 그 전에 그를 끝내야 해.”

히트맨은 잠시 침묵했다. “좋아. 하지만 그 후에는… 데싱도 함께 제거해야 할 걸세.”

다크 로즈는 대답하지 않았다. 그녀의 마음속에는 복잡한 계산이 오가고 있었다. 레시스턴, 데싱, 그리고 히트맨과 히트걸. 이 모든 인물들이 얽히고설킨 거대한 음모. 그녀는 이 복잡한 게임 속에서 살아남아, 동생의 복수를 완수할 수 있을까.

데싱은 블랙 길드로부터 받은 정보를 다시 한번 곱씹었다. 레시스턴이 다크 로즈에게 흘린 정보, 다크 로즈가 데싱에게 흘릴 정보. 마치 거대한 장기판 위에서 말을 움직이듯, 레시스턴은 그들을 조종하고 있었다.

‘이대로 당하고만 있을 순 없어.’ 데싱은 결심했다. 그는 레시스턴의 게임에 휘말려 들었지만, 그렇다고 해서 그의 꼭두각시가 될 생각은 없었다. 오히려 이 기회를 이용해 레시스턴의 진짜 속셈을 파헤쳐야 했다.

그는 다크 로즈를 떠올렸다. 과거에는 라이벌이었지만, 지금은 왠지 모를 동질감이 느껴졌다. 그녀 역시 이 게임의 희생양일지도 몰랐다. 어쩌면 그녀도 자신처럼, 이 상황을 벗어나고 싶어 할지도 몰랐다.

“레시스턴… 네가 뭘 꾸미든, 나는 네 게임의 끝을 보게 될 거야.” 데싱은 차가운 목소리로 다짐했다. 그의 눈빛은 다시 한번 날카롭게 빛났다. 평범한 회사원에서 킬러가 되기까지, 그를 짓눌렀던 과거의 트라우마와 함께, 그는 이 위험한 게임의 한복판으로 걸어 들어갔다.

그가 향한 곳은 다크 로즈가 머물고 있다는, 도시 외곽의 버려진 창고였다. 레시스턴은 분명 그곳으로 그녀를 유인했을 것이다. 그리고 데싱은, 그 함정을 정면으로 돌파할 생각이었다.

“내가 널 잡아먹으러 간다, 다크 로즈.” 데싱은 씁쓸하게 웃었다. 그의 입가에 떠오른 미소는, 마치 굶주린 늑대가 먹잇감을 향해 달려들기 직전의 그것과 같았다.

레시스턴의 함정은 이제 막 그 실체를 드러내기 시작했다. 그리고 그 함정의 중심에는, 데싱과 다크 로즈, 두 명의 킬러가 서 있었다. 그들의 운명은, 이제부터 시작될 치열한 싸움 속에서 결정될 터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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