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hapter 3

별빛 나침반을 찾아서

바우는 비비를 태우고 전설로만 전해 내려오는 '별빛 나침반'을 찾아 북쪽 끝 하늘 바다로 떠나기로 했어요. 비비를 다시 하늘로 돌려보내기 위한 용감한 모험의 시작이었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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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쪽 끝 하늘 바다를 향한 바우의 용감한 여정은 그렇게 시작되었다. 등에는 작은 별똥별 비비를 조심스럽게 태우고, 가슴에는 비비를 꼭 하늘로 돌려보내겠다는 뜨거운 다짐을 품은 채였다. 하지만 북쪽 끝이라니! 생각만 해도 등골이 오싹해지는 먼 길이었다.

“비비야, 혹시… 혹시 길을 좀 잘못 알고 있는 건 아니야?”

바우가 슬쩍 물었다. 비비는 바우의 등 지느러미에 찰싹 달라붙어 반짝이는 눈으로 앞을 내다보고 있었다.

“에이, 바우! 내가 누군데! 별똥별 중에 길눈이 제일 밝은 나라고!”

비비의 목소리는 씩씩했지만, 어딘가 모르게 불안감이 섞여 있었다. 바우는 씁쓸하게 웃었다. 사실 비비가 길을 잃은 건 이번이 처음이 아니었다. 하늘에서 떨어질 때부터 이미 방향 감각을 상실한 듯했으니까.

“그래도… 혹시 모르잖아. 옛날 옛적에 나왔던 ‘별빛 나침반’이라는 게 진짜 있는지, 있다면 어디 있는지 아는 사람이라도 만나면 좋겠다.”

“걱정 마, 바우! 우리에겐 네 무지개 빛깔이 있잖아! 그걸로 길을 환하게 밝힐 수 있을 거야!”

비비가 신나서 외쳤다. 바우는 고개를 갸웃거렸다. 자신의 무지개 빛깔이 길을 밝힌다니. 그저 남들과 다르다는 이유로 놀림만 받던 색깔이었는데. 그래도 비비가 그렇게 믿어주니 조금은 힘이 나는 것 같기도 했다.

그렇게 얼마나 헤엄쳐 갔을까. 바다는 점점 더 깊고 어두워졌다. 햇빛은커녕, 희미한 빛줄기조차 찾아보기 힘들었다. 바우는 긴장하며 주변을 두리번거렸다. 그때, 저 멀리서 무언가 거대한 것이 천천히 다가오는 것이 보였다. 늙은 거북이었다. 마치 바다 밑바닥에서 솟아난 거대한 바위덩어리 같았다.

“어이쿠, 이게 누구신가? 오랜만에 보는 아기 고래로구먼. 그런데 등에는… 웬 반짝이는 돌멩이가?”

늙은 거북이가 느릿느릿 말을 걸어왔다. 바우는 정중하게 인사하며 자신과 비비의 사연을 이야기했다. 비비가 하늘로 돌아가고 싶어 하는데, 날개가 부러져서 갈 수 없다는 것. 그리고 별빛 나침반을 찾아 북쪽 끝 하늘 바다로 가고 싶다는 이야기까지.

늙은 거북이는 바우의 이야기를 묵묵히 듣더니, 길고 하얀 수염을 쓰다듬으며 빙긋 웃었다.

“호오, 별빛 나침반이라… 꽤나 오래된 전설인데. 그걸 찾아 북쪽 끝까지 가겠다고? 허허, 젊은이의 패기가 대단하구먼.”

“혹시… 나침반에 대해 알고 계신가요?”

바우의 눈이 반짝였다. 늙은 거북이는 잠시 생각에 잠기더니, 다시 입을 열었다.

“아주 옛날, 길을 잃은 별들이 하늘로 돌아가는 방법을 찾기 위해 만들어졌다는 이야기가 있지. 하지만 나침반은 북쪽 끝에 있다고만 전해질 뿐, 그게 어디에 있는지, 어떻게 생겼는지 아는 이는 드물다네.”

“그럼… 저희는 어떻게 해야 하죠?”

바우의 목소리에 실망감이 묻어났다. 늙은 거북이는 바우의 어깨를 툭툭 두드리며 말했다.

“너무 실망하지 말게. 북쪽 끝 하늘 바다는 험난한 곳이라네. 강한 조류가 심하고, 길을 잃기 쉬운 곳이지. 하지만… 가끔은 예상치 못한 곳에서 길을 찾을 수도 있는 법이라네. 북쪽으로 가려면… 저 동굴을 지나, 커다란 해초 숲을 헤쳐나가야 할 걸세. 조심하게나.”

늙은 거북이는 다시 천천히 헤엄쳐 어둠 속으로 사라졌다. 바우는 늙은 거북이가 알려준 방향을 향해 힘차게 꼬리를 저었다. 동굴은 생각보다 훨씬 깊고 어두웠다. 마치 거대한 용의 입속으로 들어가는 듯한 기분이었다.

“바우야, 나 좀 무서워.”

비비가 바우의 등에 바짝 달라붙으며 속삭였다. 바우는 비비를 안심시키려고 애썼다.

“괜찮아, 비비야. 내가 있잖아. 네가 무서워하면 나도 무서울 테니, 우리 같이 용기를 내자!”

바우는 자신의 등에서 뿜어져 나오는 희미한 무지개 빛깔을 최대한 밝게 비추려고 노력했다. 그러자 신기하게도, 동굴 벽에 박힌 조개껍데기들이 반짝이며 빛을 반사하기 시작했다. 어두컴컴했던 동굴 안이 마치 별빛으로 수놓인 듯 환해졌다.

“와! 바우, 네 빛이 동굴을 밝히고 있어!”

비비가 감탄하며 외쳤다. 바우는 자신의 빛이 어둠을 몰아내는 것을 보며 조금씩 자신감을 얻기 시작했다. 동굴을 빠져나오자, 이번에는 거대한 해초 숲이 앞을 가로막았다. 마치 초록색 거대한 털실 뭉치 같았다.

“헉헉, 이번엔 또 뭐야… 이걸 어떻게 헤쳐나가?”

바우가 끙끙거리며 말했다. 그때, 해초 숲 사이에서 무언가 휙 나타났다. 커다란 문어였다. 심술궂은 표정으로 바우와 비비를 노려보고 있었다.

“이봐, 꼬맹이들! 여긴 내 영역이야! 어디서 길을 잃고 내 평화를 깨뜨리는 거야?”

심술궂은 문어는 커다란 다리를 휘저으며 바우를 위협했다. 바우는 잔뜩 겁먹었지만, 비비를 등에 태우고 있다는 사실에 용기를 냈다.

“저… 저희는 북쪽 끝으로 가는 길을 찾고 있어요. 잠시 지나가도 될까요?”

“무슨 소리! 내 허락 없이는 아무도 이 해초 숲을 지나갈 수 없어!”

문어는 끈적한 먹물을 뿜어내며 바우를 향해 돌진했다. 바우는 재빨리 몸을 피했지만, 문어의 먹물은 바우의 등 뒤에 있는 비비에게 향했다.

“앗!”

비비가 비명을 질렀다. 다행히 먹물은 비비에게 직접 닿지 않고, 바우의 등 지느러미에 살짝 묻었다. 하지만 그 순간, 바우의 등에서 뿜어져 나오던 무지개 빛깔이 먹물과 섞이더니, 더욱 밝고 신비로운 빛을 내뿜기 시작했다. 마치 무지개 비가 내리는 듯한 환상적인 광경이었다.

“뭐, 뭐야? 이게!”

문어는 예상치 못한 빛에 눈이 부신 듯 뒷걸음질 쳤다. 바우는 그 틈을 놓치지 않고 힘차게 헤엄쳐 문어를 지나쳤다.

“하하! 봤지, 비비야? 내 무지개 빛깔이 문어를 물리쳤어!”

바우가 신나서 외쳤다. 비비는 여전히 놀란 표정으로 바우의 등을 바라보았다.

“바우… 네 빛깔이 정말 신기해.”

해초 숲을 빠져나오자, 다시 드넓고 푸른 바다가 펼쳐졌다. 하지만 북쪽 끝은 여전히 멀고 험난해 보였다. 바우는 조금 지쳤지만, 비비의 격려에 힘을 내어 다시 발걸음을 옮겼다.

“바우야, 정말 고마워. 네 덕분에 무서울 때도 힘이 나.”

비비가 진심을 담아 말했다. 바우는 비비의 말에 가슴이 뭉클해졌다. 자신의 특별한 색깔 때문에 늘 외로웠던 자신에게, 비비는 처음으로 ‘특별하다’고 말해주었다.

그렇게 얼마쯤 헤엄쳤을까. 저 멀리, 거대한 빙하가 얼음 조각처럼 떠 있는 것이 보였다. 북쪽 끝에 다 왔다는 증거였다. 하지만 빙하 주변의 바다는 얼음 조각들로 가득했고, 헤엄치기에는 너무나도 위험해 보였다.

“아, 어떡하지… 저 얼음들을 어떻게 지나가?”

바우가 절망적인 목소리로 말했다. 그때, 얼음 조각 사이에서 반짝이는 무언가가 눈에 띄었다. 마치 별빛을 모아놓은 듯한, 아름다운 나침반이었다.

“저거야! 저게 바로 별빛 나침반이야!”

바우는 흥분해서 소리쳤다. 비비도 신나서 바우의 등을 더욱 꽉 잡았다. 둘은 조심스럽게 얼음 조각들을 피해 나침반을 향해 헤엄쳐 갔다. 마침내 나침반 앞에 도착한 바우는 숨을 멈추고 그것을 바라보았다. 둥근 모양의 나침반은 푸른빛을 띠고 있었고, 그 안에는 작은 별들이 반짝이고 있었다.

바우는 떨리는 손으로 나침반을 만졌다. 그러자 나침반에서 따뜻한 빛이 뿜어져 나오며 바우의 머릿속으로 어떤 메시지가 흘러들어왔다.

<너의 빛은 길을 찾는 것이 아니라, 너 자신을 찾는 길을 열어줄 것이다.>

바우는 혼란스러웠다. 별빛 나침반은 하늘로 돌아가는 방법을 알려주는 것이 아니었던가?

“비비야… 나침반이… 길을 찾는 게 아니라, 나 자신을 찾는 길을 열어준대.”

바우가 힘없이 말했다. 비비는 바우의 말을 듣고 잠시 생각에 잠기더니, 이내 환하게 웃었다.

“바우! 그럼 잘 된 거 아니야? 우리가 길을 잃고 헤매는 동안, 어쩌면 우리가 찾아야 할 진짜 보물은 따로 있었던 건지도 몰라!”

비비의 말에 바우는 다시 고개를 들었다. 자신을 찾는 길이라니. 자신의 무지개 빛깔이… 혹시…

그때, 바우는 문득 깨달았다. 자신의 무지개 빛깔이 남들과 다르다는 이유로 숨기고 싶었던 것이 아니라, 오히려 자신을 특별하게 만드는 존재라는 것을. 그리고 그 특별한 빛깔 덕분에, 늙은 거북이를 만났고, 심술궂은 문어를 물리칠 수 있었으며, 지금 이 순간, 이렇게 비비와 함께 별빛 나침반 앞에 서 있을 수 있다는 것을.

바우는 비비를 내려놓고, 자신의 등에서 뿜어져 나오는 무지개 빛깔을 활짝 펼쳤다. 그 빛은 더욱 찬란하고 아름다웠다. 마치 밤하늘을 수놓은 오로라 같았다.

“비비야, 이제 알겠어. 내 무지개 빛깔은… 나를 특별하게 만드는 빛이었던 거야!”

바우가 감격에 찬 목소리로 외쳤다. 비비는 그런 바우를 보며 환하게 웃었다.

“그래, 바우! 이제 네 진짜 빛을 찾은 거야!”

비비는 바우의 무지개 빛깔을 바라보며 말했다.

“나도 이제 알겠어. 내가 하늘로 돌아가는 방법은… 꼭 날개가 있어야만 하는 건 아니라는 걸.”

비비는 자신의 몸에서 뿜어져 나오는 은은한 별빛을 바라보았다. 그 빛은 작지만, 어둠 속에서 길을 밝히는 힘을 가지고 있었다.

“내 빛으로… 나만의 방식으로 하늘로 돌아갈 수 있을 거야.”

바우와 비비는 서로를 바라보며 환하게 웃었다. 그들은 별빛 나침반을 찾았지만, 나침반이 알려준 것은 그들이 예상했던 것이 아니었다. 하지만 오히려 그것이 더 큰 깨달음과 희망을 안겨주었다.

북쪽 끝 하늘 바다의 차가운 바람이 불어왔지만, 바우와 비비의 마음은 따뜻한 빛으로 가득 차 있었다. 그들의 용감한 모험은 이제 막 새로운 시작을 알리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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