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hapter 17
천년의 약속
인간 세상에 깃든 연화와 백익은 천년의 시간을 함께하며 서로를 지켜준다. 그들의 사랑 이야기는 시대를 초월하여 전해지며, 진정한 사랑은 어떤 모습이든 아름답다는 것을 증명한다. 과거와 현재, 미래를 잇는 그들의 이야기는 계속된다.
천년의 약속
바람이 잦아들고, 붉은 노을이 하늘을 물들이던 어느 날이었다. 연화는 더 이상 인간의 간을 탐하던 냉혹한 구미호가 아니었다. 백익의 곁에서, 그녀는 수많은 계절을 함께하며 인간의 따뜻한 감정을 배우고 익혔다. 처음에는 낯설고 어색했던 인간의 정이, 이제는 그녀의 심장 깊은 곳에 자리 잡아 잔잔한 파동을 일으키고 있었다. 백익 또한 마찬가지였다. 요괴에 대한 복수심으로 가득 찼던 그의 마음은, 연화와 함께하는 시간 속에서 점차 녹아내렸다. 인간 세상을 혐오하던 그의 눈에, 연화는 더 이상 위험한 요괴가 아닌, 사랑스러운 존재로 비쳤다.
그들은 더 이상 쫓고 쫓기는 관계가 아니었다. 수백 년 전, 어머니 아랑의 희생으로 겨우 승천의 기회를 얻었던 연화는, 백익의 도움으로 인간 세상에 다시 깃들었다. 승천의 문턱에서 백익이 들려준 예상치 못한 진실, 바로 그가 천 년 전 연화의 어머니 아랑을 쫓았던 퇴마사였으며, 아랑의 마지막 간청으로 연화의 승천을 돕기로 약속했다는 사실은, 그들의 관계를 송두리째 바꾸어 놓았다. 모든 오해와 원망이 사라진 자리에는, 서로를 향한 깊은 이해와 애정이 싹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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