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hapter 4

유일한 빛

세상을 불신하게 된 단종에게 유일한 안식처가 되어주는 가온. 그녀는 왕의 고독과 불안을 이해하고 묵묵히 곁을 지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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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가운 밤공기가 궁궐의 처마 밑을 휘감아 돌았다. 촛불은 금방이라도 꺼질 듯 위태롭게 흔들렸고, 그림자는 춤을 추듯 벽 위를 어지럽혔다. 단종은 옥좌에 앉아 텅 빈 시선으로 허공을 응시했다. 그의 눈빛은 더 이상 어린아이의 순수함을 담고 있지 않았다. 그 자리에는 짙은 불신과 서늘한 고독이 자리 잡고 있었다. 신하들의 속삭임, 그들의 야욕이 귓가에 맴돌 때마다 그의 심장은 얼음처럼 차갑게 굳어갔다. 믿었던 이들의 배신은 맹독처럼 그의 영혼을 파고들었고, 세상은 더 이상 그가 믿고 기댈 수 있는 곳이 아니었다.

그때, 부드러운 발걸음 소리가 적막을 갈랐다. 가온이었다. 그녀는 언제나처럼 조용히, 하지만 단종의 곁을 묵묵히 지켰다. 그녀의 발걸음은 밤의 장막을 걷어내는 한 줄기 빛과 같았다. 단종은 그녀의 존재를 느끼고 시선을 돌렸다. 희미한 촛불 아래, 가온의 얼굴은 고요하고 차분했다. 그녀의 눈빛에는 어떤 동요도, 어떤 욕망도 담겨 있지 않았다. 오직 단종을 향한 흔들림 없는 시선만이 존재할 뿐이었다.

“폐하, 밤이 깊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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