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hapter 1
시간의 강, 그 이상한 흐름
평범한 동화 작가 김서준은 마감에 쫓기다 실수로 책상 밑의 낡은 책을 건드린다. 그러자 갑자기 방 안이 어두워지며 책상과 함께 시간의 강이라는 기묘한 곳으로 빨려 들어간다. 정신을 차린 서준은 눈앞에 펼쳐진 혼란스러운 동화 세계에 당황한다.
김의인 작가의 ‘시간의 강에서 만난 동화’
제1장: 시간의 강, 그 이상한 흐름
김서준은 숨을 헐떡였다. 마감은 코앞인데, 머릿속은 텅 비어 있었다. 엉망진창인 책상 위에는 흩어진 원고 조각들과 텅 빈 커피잔만이 덩그러니 놓여 있었다. ‘또 아이디어 고갈이야. 이러다 작가 인생 끝나는 거 아니야?’ 쥐어짜도 나오지 않는 창의력에 절망하며 그는 책상 밑으로 발을 뻗었다. 쿵, 묵직한 소리와 함께 무언가 부서지는 듯한 느낌이 들었다.
“아야!”
넘어진 책상에 부딪힌 그의 정강이가 얼얼했다. 그런데 이상하다. 분명 책상 밑은 텅 비어 있었는데. 엉겨 붙은 먼지를 털어내며 고개를 숙이자, 그의 눈앞에 낡고 해진 책 한 권이 놓여 있었다. 표지에는 아무런 제목도, 그림도 없었다. 그저 오랜 세월의 흔적만이 묻어 있을 뿐이었다. 호기심 반, 짜증 반으로 책을 집어 들자, 책갈피처럼 끼워져 있던 낡은 종이 한 장이 바스러졌다. 그리고 그 순간, 방 안의 모든 빛이 순식간에 빨려 들어가는 듯 어두워졌다.
“뭐, 뭐야? 정전인가?”
서준은 황급히 책상과 함께 몸을 일으키려 했지만, 마치 거대한 자석에 끌려가는 듯 꼼짝달싹할 수 없었다. 천장을 뒤덮었던 익숙한 형광등 불빛은 온데간데없고, 칠흑 같은 어둠만이 그를 집어삼켰다. 귓가에는 쏴아아, 쏴아아, 마치 거대한 폭포수가 쏟아지는 듯한 소리가 울려 퍼졌다. 그것은 단순한 소음이 아니었다. 마치 수많은 이야기들이 뒤섞여 흘러가는 듯, 기묘하고도 낯선 선율이었다.
“으악! 이게 대체 무슨…!”
정신을 차렸을 때, 서준은 눈을 질끈 감고 있었다. 귓가에 울리던 쏴아아 소리는 더욱 거세졌고, 몸은 끊임없이 아래로, 아래로 떨어지는 듯한 착각에 빠졌다. 마치 거대한 폭포수 속으로 빨려 들어가는 것 같았다. 공포에 질린 서준은 비명을 질렀지만, 그의 목소리는 쏴아아 소리에 묻혀 허공으로 흩어졌다. 그의 흔들리는 책상은 마치 낡은 뗏목처럼, 거대한 물살에 휩쓸려 어디론가 향하고 있었다.
얼마나 시간이 흘렀을까. 쉴 새 없이 쏟아지던 물줄기가 잦아들고, 귓가에 울리던 쏴아아 소리도 잦아들었다. 서준은 조심스럽게 눈을 떴다. 그리고 그의 눈앞에 펼쳐진 광경에 입을 다물지 못했다.
“이, 이게… 대체…?”
그가 떨어진 곳은 낯선 숲이었다. 그런데 이상했다. 나무들은 제각기 다른 모양과 색깔을 하고 있었고, 하늘에는 무지개가 일곱 개나 떠 있었다. 저 멀리에는 핑크색 성이 반짝이고 있었고, 그 옆에는 거대한 솜사탕 구름이 둥실 떠다니고 있었다. 마치 온갖 동화 속 장면들이 뒤죽박죽 섞여 있는 듯한, 기괴하고도 환상적인 풍경이었다.
“여기가… 어디지?”
서준은 멍하니 주위를 둘러보았다. 그의 낡은 책상은 숲의 한가운데, 푹신한 이끼 위에 놓여 있었다. 땀에 흠뻑 젖은 그는 어리둥절한 표정으로 주변을 살폈다. 그때, 숲 저편에서 누군가의 울음소리가 들려왔다.
“흐느흑… 흑흑… 길을 잃었어…”
서준은 반사적으로 소리가 나는 곳으로 달려갔다. 붉은 망토를 뒤집어쓴 작은 소녀가 길가에 앉아 엉엉 울고 있었다. 귀여운 외모였지만, 겁에 질린 표정이 역력했다.
“저기요, 괜찮으세요?”
서준의 목소리에 소녀는 깜짝 놀라 고개를 들었다. 그의 얼굴을 본 소녀는 더욱 겁먹은 듯 뒷걸음질 쳤다.
“누, 누구세요? 늑대 아저씨 아니죠?”
“네? 늑대라고요? 아니에요, 저는 김서준이라고 해요. 동화 작가인데… 어쩌다 보니 여기에… 혹시 길을 잃으셨어요?”
서준은 최대한 친절하게 말하며 소녀에게 다가갔다. 소녀는 경계심 가득한 눈으로 그를 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