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hapter 3

돌아온 아이들, 충격적인 비밀

납치되었던 여자아이들이 임신한 채 마을로 돌아온다. 아이들은 겁에 질려 있지만, 바이킹들은 뻔뻔하게 역사를 새로 썼다고 주장한다. 칼은 충격과 혼란에 빠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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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은 며칠 밤낮을 꼬박 새워가며 사건 현장을 샅샅이 뒤졌다. 엉뚱하게도 마을 외곽의 낡은 헛간에서 발견된, 모양새가 기묘한 금속 조각. 바이킹들이 남긴 것이라고 하기엔 너무나도 정교하고 낯선 물건이었다. 혹시나 싶어 헛간 주변을 맴돌며 흙먼지를 뒤집어썼지만, 그 이상의 단서는 나오지 않았다. 마치 유령처럼 나타나 여자아이들만 쏙 빼가고는 흔적도 없이 사라진 바이킹들. 마을은 공포와 혼란에 휩싸였고, 칼의 머릿속도 마찬가지였다.

‘도대체 왜 여자아이들만?’

그 의문은 칼의 잠을 더욱 설치게 했다. 늑대 울음소리처럼 밤마다 마을을 뒤흔드는 불안감 속에서, 그는 며칠 동안 닳고 닳은 구두를 끌며 마을 구석구석을 헤집고 다녔다. 빵집 주인 엘리가 건네는 따뜻한 빵 한 조각, 대장장이 욘이 툭툭 던지는 무심한 격려. 마을 사람들의 걱정과 응원은 칼에게 힘이 되었지만, 동시에 그의 어깨를 짓누르는 무게가 되기도 했다.

그때였다. 동쪽 숲에서 희미한 인기척이 느껴졌다. 칼은 심장이 쿵쾅거리는 것을 느끼며 재빨리 그쪽으로 달려갔다. 덤불을 헤치고 나아가자, 눈앞에 펼쳐진 광경에 칼은 숨을 멈췄다. 며칠 전 사라졌던 여자아이들이었다.

하지만 뭔가 이상했다. 아이들은 예전처럼 건강하고 활기찬 모습이 아니었다. 모두 수척해져 있었고, 눈동자는 초점을 잃은 듯 멍했다. 그리고 가장 충격적인 것은, 아이들의 배가 불러 있었다. 임신한 것이 분명했다.

“프리다! 얘야, 괜찮니?”

칼은 가장 먼저 프리다에게 달려갔다. 프리다는 작고 여린 아이였다. 겁이 많아 낯선 사람을 보면 숨기 일쑤였던 아이. 칼은 조심스럽게 프리다의 어깨를 감싸 안으려 했지만, 프리다는 움찔하며 몸을 피했다.

“무서워요… 무서워요…”

프리다는 떨리는 목소리로 중얼거렸다. 아이의 눈빛에는 며칠 전 칼이 보았던, 낯선 바이킹들을 마주했을 때의 그 공포가 고스란히 담겨 있었다.

“괜찮아, 프리다. 이제 안전해. 내가 왔잖아. 무슨 일이 있었던 건지 말해줄 수 있겠니?”

칼은 최대한 부드러운 목소리로 아이를 안심시키려 했다. 하지만 프리다는 고개를 저을 뿐, 입을 열지 않았다. 다른 아이들도 마찬가지였다. 모두 겁에 질려 웅크리고 있었고, 칼의 질문에는 아무런 대답도 하지 않았다.

그때, 숲의 가장자리에서 웅장한 말소리가 울려 퍼졌다.

“하하하! 드디어 돌아왔구나, 나의 아이들아!”

칼은 소리가 나는 쪽을 돌아보았다. 거대한 체구의 바이킹들이 말을 타고 나타났다. 그들의 머리 위에는 뿔 달린 투구가 번쩍였고, 손에는 거대한 도끼를 들고 있었다. 그리고 그 선두에는, 붉은 수염을 휘날리며 위풍당당한 모습의 라그나르가 서 있었다.

라그나르는 아이들을 향해 손짓하며 말했다.

“너희는 이제 우리의 어머니가 될 것이다. 우리 바이킹의 새로운 역사를 쓸 영광스러운 존재들이지!”

아이들은 라그나르의 말을 듣고 더욱 겁에 질린 표정을 지었다. 프리다는 칼의 옷자락을 더욱 꽉 움켜쥐었다.

“저… 저 사람들이… 데려갔어요… 무서운 사람들이에요…”

프리다가 겨우 입을 열었다. 칼은 라그나르와 그의 부하들을 노려보았다.

“이봐, 라그나르! 이게 무슨 짓이지? 아이들에게 무슨 짓을 한 거야!”

칼의 고함에 라그나르는 코웃음을 쳤다.

“무슨 짓이라니? 우리는 그저 우리의 후손을 잉태할 어머니들을 맞이했을 뿐이다. 너희 인간들은 이해하지 못하겠지만, 이것이 바로 진정한 역사의 흐름이다!”

라그나르의 말은 칼의 머릿속을 더욱 혼란스럽게 만들었다. 후손? 어머니? 역사의 흐름? 대체 무슨 소리를 하고 있는 건가.

“말도 안 되는 소리! 당장 아이들을 돌려보내!”

칼은 다시 한번 소리쳤다. 하지만 라그나르는 칼의 말을 비웃기라도 하듯 어깨를 으쓱였다.

“돌려보내? 이미 늦었다. 너희의 역사는 오늘부로 바뀔 것이다. 우리의 위대한 계획이 시작되었으니!”

라그나르가 말을 마치자, 그의 부하들이 아이들을 향해 다가왔다. 아이들은 비명을 지르며 도망치려 했지만, 바이킹들의 거대한 힘 앞에 속수무책이었다. 칼은 분노에 휩싸여 바이킹들에게 달려들려 했지만, 라그나르가 그의 앞을 막아섰다.

“섣부른 행동은 후회만을 남길 뿐이다, 형사 칼. 너는 아직 아무것도 모른다.”

라그나르의 눈빛은 차갑게 빛났다. 그의 입가에는 알 수 없는 미소가 걸려 있었다. 칼은 라그나르의 말 속에 숨겨진 의미를 짐작하려 애썼지만, 그의 머릿속은 오직 분노와 혼란으로 가득 차 있었다.

아이들은 결국 바이킹들에게 끌려 마을 밖으로 사라졌다. 칼은 멍하니 서서 그들의 뒷모습을 바라볼 수밖에 없었다. 그의 심장은 격렬하게 뛰고 있었지만, 몸은 움직이지 않았다. 마치 얼어붙은 듯, 그는 그 자리에 못 박힌 채 서 있었다.

마을로 돌아온 칼의 모습은 처참했다. 옷은 흙먼지로 뒤덮여 있었고, 얼굴에는 분노와 좌절감이 뒤섞여 있었다. 마을 사람들은 그의 모습을 보고 무슨 일이 있었는지 짐작할 수 있었다. 그들의 얼굴에는 희망 대신 절망이 드리워졌다.

칼은 곧장 엘사를 찾아갔다. 엘사는 언제나처럼 마을의 언덕 위에 있는 작은 오두막에 살고 있었다. 그녀는 마을의 현자이자, 칼에게는 정신적인 지주와도 같은 존재였다.

“엘사 할머니…”

칼은 떨리는 목소리로 엘사를 불렀다. 엘사는 창백한 얼굴로 칼을 바라보았다. 그녀의 눈빛에는 깊은 슬픔과 걱정이 담겨 있었다.

“왔구나, 칼. 아이들이… 돌아왔다고 들었다.”

“하지만… 하지만 그 아이들이… 임신을 했습니다. 바이킹들이… 그들이 아이들에게 무슨 짓을 한 건지 모르겠습니다.”

칼은 울먹이며 모든 사실을 털어놓았다. 그의 이야기가 끝나자, 엘사는 깊은 한숨을 내쉬었다.

“나는 알고 있었다. 그들이 단순히 아이들을 납치하려는 것이 아니라는 것을.”

“무슨 뜻이신가요, 할머니? 그들은 대체 무엇을 원하는 거죠?”

칼은 절박하게 물었다. 엘사는 천천히 고개를 들었다. 그녀의 눈빛은 마치 먼 옛날의 무언가를 보는 듯했다.

“고대의 예언에 따르면, 먼 미래에서 온 존재들이 시간을 거슬러 와 역사를 바꾸려 한다고 했다. 그들은 자신들의 후손을 만들기 위해, 가장 순수하고 강한 생명력을 가진 존재들을 선택한다고…”

“미래에서 왔다고요? 그리고… 후손을 만들기 위해?”

칼은 엘사의 말을 이해할 수 없었다. 미래에서 온 존재라니. 그리고 아이들을 임신시킨 것이 그들의 후손을 만들기 위해서라니. 이 모든 것이 너무나도 비현실적이었다.

“그들은… 유전자를 이용한 계획을 세우고 있단다. 자신들의 미래를 보장하기 위해, 우리의 아이들을 이용하는 거지.”

엘사의 말은 칼의 머릿속을 강타했다. 유전자. 미래. 역사를 바꾸기 위한 계획. 모든 조각들이 맞춰지는 듯했다. 헛간에서 발견했던 기묘한 금속 조각, 라그나르의 의미심장한 말, 그리고 아이들의 임신. 이 모든 것이 하나의 거대한 퍼즐이었던 것이다.

“그… 그럼 프리다는 뭘 봤다는 거죠? 돌아온 후에도 왜 그렇게 불안해하는 건가요?”

칼은 프리다의 말을 떠올렸다. 프리다가 특정 바이킹의 이름을 중얼거렸던 것이 기억났다.

“프리다는… 아마도 그들의 계획의 일부를 보았을 것이다. 그들이 어떻게 아이들을 이용하려 하는지, 혹은 그들의 진짜 목적이 무엇인지. 그래서 두려워하는 것이겠지.”

엘사는 칼을 똑바로 바라보았다.

“칼, 너는 이 사건을 해결해야 한다. 단순히 아이들을 되찾는 것을 넘어, 그들의 거대한 계획을 막아야 해. 그렇지 않으면 우리 모두의 미래가 위험해진다.”

칼은 엘사의 눈을 바라보았다. 그의 마음속에서 무언가가 뜨겁게 타오르기 시작했다. 과거의 트라우마. 해결하지 못했던 비슷한 사건에 대한 죄책감. 그리고 지금, 그의 눈앞에 펼쳐진, 미래를 위협하는 거대한 음모.

“제가… 제가 반드시 막겠습니다. 반드시 진실을 밝혀내고 아이들을 되찾겠습니다.”

칼은 결심한 듯 주먹을 꽉 쥐었다. 그는 더 이상 망설일 수 없었다. 아이들의 안전, 마을의 평화, 그리고 미래의 역사까지. 이 모든 것이 그의 어깨에 달려 있었다.

칼은 엘사의 오두막을 나섰다. 밤하늘에는 별들이 총총히 빛나고 있었지만, 그의 마음은 어두웠다. 라그나르의 얼굴, 아이들의 겁에 질린 눈빛, 그리고 엘사가 말한 ‘유전자 계획’. 이 모든 것이 그의 머릿속을 맴돌았다.

그는 다시 한번 헛간으로 향했다. 낡고 허름한 헛간. 하지만 이곳이 모든 사건의 시작점이었다. 칼은 흙먼지를 뒤집어쓰고 헛간 바닥을 꼼꼼히 살폈다. 그의 눈은 날카롭게 빛나고 있었다. 포기란 없었다. 그는 반드시 이 사건의 진실을 파헤칠 것이었다. 바이킹들의 진짜 목적이 무엇인지, 그들이 어떻게 미래를 바꾸려 하는지.

그때, 헛간 구석의 낡은 나무 상자 안에서 무언가 반짝이는 것을 발견했다. 그는 조심스럽게 상자를 열었다. 안에는 며칠 전 그가 발견했던 금속 조각과 비슷한 모양의, 더욱 정교한 유물이 들어 있었다. 그것은 마치… 작은 수정구슬 같았다.

칼은 떨리는 손으로 유물을 집어 들었다. 차가운 감촉이 손가락을 타고 전해졌다. 유물은 그의 손 안에서 희미하게 빛나기 시작했다. 그리고 그의 눈앞에, 마치 홀로그램처럼, 낯선 영상이 나타났다.

영상 속에는… 놀랍게도 미래의 모습이 펼쳐지고 있었다. 하늘을 나는 거대한 배, 사람들의 머리 위를 떠다니는 빛나는 구체들. 그리고 그 영상의 한가운데, 붉은 수염을 휘날리며 자신감 넘치는 표정으로 서 있는 라그나르의 모습이 보였다.

“너희의 역사는 곧 바뀔 것이다.”

라그나르가 칼에게 했던 말이 떠올랐다. 칼은 숨을 멈췄다. 이것이 바로 그가 말했던 ‘미래’인가? 도대체 바이킹들은 어떻게 이런 기술을 손에 넣은 것일까? 그리고 이 유물은 또 무엇이란 말인가?

칼은 유물을 꽉 움켜쥐었다. 그의 심장은 격렬하게 뛰고 있었다. 그는 이제 확신했다. 이 사건은 단순한 납치 사건이 아니었다. 이것은 시대를 넘나드는 거대한 음모였고, 그의 앞에 놓인 싸움은 상상 이상으로 위험할 것이었다. 하지만 그는 물러설 수 없었다. 칼은 굳게 다짐하며, 수정구슬을 품에 안고 헛간을 나섰다. 그의 눈빛은 어느새 결연하게 빛나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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