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hapter 9

아버지의 비밀, 율곡의 고뇌

율곡의 아버지가 과거 저지른 잘못이 드러나고, 율곡은 아버지와 가문의 명예, 그리고 단아를 향한 사랑 사이에서 깊은 고뇌에 빠진다. 단아는 율곡을 묵묵히 지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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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버지의 비밀, 율곡의 고뇌

이정승 대감의 서재는 언제나 묘한 위압감을 풍겼다. 묵향과 낡은 종이 냄새가 뒤섞여, 그 안에 발을 들인 이들을 마치 시간의 흐름에서 잠시 비켜선 듯한 착각에 빠뜨렸다. 율곡은 굳게 닫힌 문 앞에서 잠시 숨을 골랐다. 복순이 며칠 전 흘려 말했던 아버지의 '옛날이야기'가 그의 머릿속을 떠나지 않았다. 그저 헛소문이려니, 혹은 질투심에 부풀린 억측이려니 애써 무시하려 했지만, 몇몇 단어들이 뇌리에 박혀 끈질기게 그의 평정을 흔들었다. '가문의 위기', '큰 잘못', '숨겨진 진실'.

결심한 듯, 율곡은 문고리를 잡았다. 삐걱, 하고 열리는 문틈 사이로 촛불의 희미한 빛줄기가 흘러나왔다. 서재 안에는 퀭한 눈으로 서책을 뒤적이는 아버지, 이정승 대감이 앉아 있었다. 평소의 위엄 넘치던 모습과는 달리, 그는 깊은 수심에 잠긴 듯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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