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hapter 6

단아의 임무

민준은 단아가 남긴 기록들이 단순한 회고가 아닌, 후대에 무언가를 전하려는 '임무'였음을 직감한다. 그녀가 지키려 했던 진실은 무엇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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밤새 뒤척인 민준의 눈꺼풀은 무겁게 내려앉았지만, 마음은 오히려 더욱 또렷해졌다. 깨어나는 듯 선명한 꿈, 아니, 꿈이라고 하기엔 너무나 생생했던 기억의 잔상들이 머릿속을 헤집고 있었다. 어둠 속에서 희미하게 빛나던 창경궁의 전각들, 차가운 밤공기를 가르던 달빛, 그리고 귓가에 맴돌던 은은한 향기까지. 마치 자신이 그곳에 있었던 것처럼, 단아의 숨결이 느껴지는 듯했다.

어제까지만 해도 그저 오래된 일기장이라 생각했던 것이, 이제는 단순한 개인의 기록을 넘어선 무언가로 다가왔다. 단아가 펜을 잡았던 그 밤, 그녀의 손끝에서 흘러내린 먹물은 단순한 글자가 아니었다. 그것은 그녀의 절박함이었고, 후대에 전하고 싶었던 간절한 메시지였다. 민준은 왠지 모를 책임감을 느꼈다. 단아가 평생을 바쳐 지키려 했던 진실, 그 진실의 조각들을 자신이 찾아내야만 할 것 같았다.

식탁에 앉아 멍하니 밥알을 씹던 민준은 문득 고개를 들었다. 할아버지의 서재, 그곳에 단서가 있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스쳤다. 할아버지는 늘 역사에 대해 말씀하셨다. 책에서 읽는 딱딱한 사실이 아니라, 그 안에 담긴 사람들의 이야기, 그들의 아픔과 기쁨을 함께 느끼라고. 지금 민준이 느끼는 감정이 바로 할아버지가 말했던 ‘역사를 통한 교감’이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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