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hapter 4
시간의 경계
일기장을 읽는 동안 민준은 현실과 과거를 넘나드는 듯한 묘한 경험을 한다. 꿈인지 현실인지 구분되지 않는 환영 속에서 단아의 목소리가 들려오는 듯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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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간의 경계
민준은 숨을 멈췄다. 손끝에서 느껴지는 낡은 종이의 감촉이 마치 살아있는 것처럼 생생했다. 밤은 깊었고, 창밖의 가로등 불빛만이 방 안을 희미하게 비추고 있었다. 할아버지의 서재에 틀어박힌 지 벌써 몇 시간째인지. 쿰쿰한 책 냄새와 낡은 나무의 향이 뒤섞인 공간에서, 민준은 오롯이 일기장 한 권에 빠져 있었다. ‘단아’라는 이름 석 자가 적힌 표지는 세월의 흔적으로 얼룩져 있었지만, 그 안에는 놀랍도록 선명한 필체의 글들이 빼곡했다.
조선 시대 어느 궁녀의 삶. 민준은 처음에는 그저 흥미로운 옛날이야기처럼 읽기 시작했다. 궁궐의 화려함과 엄격한 규율, 그 속에서 살아가는 사람들의 소소한 일상과 애환. 하지만 책장을 넘길수록, 단아라는 인물은 단순한 과거의 인물이 아니라 살아 숨 쉬는 존재처럼 느껴졌다. 그녀의 기쁨과 슬픔, 애틋한 그리움까지도 민준의 마음속에 고스란히 전해져 오는 듯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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