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 장면을 준비하는 중…

플레이하는 이야기
자유를 향해
오늘은 내가 고향 땅을 마지막으로 탈출한 날이다. 두 번의 강제 북송으로 인해 도집결소의 노역과 보안서 구류장 생활을 거치며, 무려 4년 동안 갖은 시련과 고통을 온몸으로 겪었다. 그리고 나는 네 번의 탈북을 강행했다. 물론 이번에도 성공을 담보할 수는 없다. 다만 분명한 것은, 더 이상 탈출하지 않으면 내가 죽는다는 사실뿐이었다. 장난삼아 시작했던 탈북은, 어느새 살아남기 위한 생사를 건 탈북이 되어 있었다. 세 번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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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이야기
…이번에는 그녀와 작은아이도 함께 내렸다. 작은아이는 “형님아, 형님아!” 하고 울부짖었다. 장교 하나는 아이에게 계속 소리쳐 부르라 시켰고, 그녀는 동복을 입은 채 산쪽을 바라보며 침묵했다. 큰아이가 벌떡 일어나려 하자 나는 그의 목덜미를 눌러 앉히며 “가면 안 돼. 엎드려 있어.” 명령하듯 말했다. 잠시 후 수색하던 군인들에게 철수 명령이 떨어졌다. 차는 다시 어둠 속으로 사라졌다. 조선족은 내려오라고 손짓했다. 그는 기도에 응답이 왔다며 기뻐했다. 한 사람당 만 위안을 내면 북송시키지 않고 돌려보내주겠다고 약속받았다는 것이다. 나는 안도의 숨을 내쉬었다. 내가 받을 돈 이만 위안으로 그들부터 살리자고 했다. 그리고 남은 돈 중 일부는 한국으로 갈 여비로 쓰겠다고 말했다. 그렇게 2010년 12월 30일 밤은 지나갔다. 하지만 나는 한순간도 잠들 수 없었다. 31일 아침, 언제 닥칠지 모를 위기에 대비해 다시 뒷산으로 올랐다. 낮 두 시까지 아무 소식이 없자 조선족에게 전화를 했다. 아직 돈이 입금되지 않아 넘겨주지 않는다고 했다. 그는 먼저 연길로 가라고 했다. 돈이 들어오면 그녀와 아이를 데리고 뒤따라오겠다고 했다. 믿든 믿지 않든 그 상황에서 선택지는 없었다. 나는 그의 말대로 움직였다. 그렇게 연길에 도착했고, 하나둘씩 사람들이 모이기 시작했다. 사연 많은 탈북자들이 그날 밤, 같은 공간에 모였다.